잠 못 드는 영끌족…한은 '빅스텝發' 이자폭탄 떠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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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영끌족…한은 '빅스텝發' 이자폭탄 떠 안는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0.1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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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8%' 대출금리 눈앞...변동금리 차주들 '패닉'
2년 전 저금리에 영끌했더니...月이자 2배 이상 '폭증'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이상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내 대출금리가 8%에 올라설 거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시내 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이상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내 대출금리가 8%에 올라설 거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시내 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가파르게 치솟는 대출금리가 진정은 커녕 더 오를 일만 남았다. '영끌족'을 중심으로 한 서민들에겐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안으로 한 차례 이상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2년 전 변동금리로 수억 원을 대출한 '영끌족'의 이자 부담이 2배 넘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인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등에 비춰볼 때 급격한 금리인상이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한은에게 고민스러운 지점이지만, 부작용을 감수해서라도 금리를 끌어올려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문제는 '이자폭탄'이다. 이미 진행된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등 여파로 대출금리 상단은 7%대를 넘어섰다. 14년 만에 ‘8%대’ 대출금리 시대가 목전으로 다가온 셈이다. 금리인상 폭을 두고 현재 한은과 시장이 주시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외국인 자금이 금리가 높은 미국 등으로 이탈할 경우 환율은 더욱 치솟고 수입물가는 더욱 뛸 수 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를 종합해 용인할 수 있는 한·미 금리차 폭을 1%포인트 내외로 제시한 바 있다.  결국 한은도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려 최대 1%포인트 내외의 금리차를 유지하려면 연속 빅스텝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과도한 가계부채, 부동산 등 자산 중심의 금융 불균형 현상은 우리나라 경제의 뇌관으로 부상 중이다. 지난 1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3%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연준의 빠른 긴축 등 여파로 국내 금리가 치솟는 등 금융 충격이 현실로 나타나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투자 등으로 역대 최대치로 늘어난 가계빚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지난 6월 말 수준에서 20% 떨어지는 것을 가정한 결과, 대출자가 보유 자산으로 부채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란 우려섞인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대출금리 상단이 계속 뚫리고 있다는 점도 영끌족들을 불안에 떨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금리 상단은 13년만에 연 7%대로 올라섰다. 지난 7일 기준으로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36~6.780%로 집계되며 소폭 하락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상향 흐름이 계속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한은이 연내 빅스텝을 한 차례 이상만 단행해도 연내 주담대 금리 상단은 8%대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로 상승하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상승폭인 0.75~1.00%포인트만큼만 높아져도 연말경 주담대 금리는 8%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한다. 결국 둘 중 어느 경우든 ‘8% 금리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신용대출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최고금리가 7%대를 넘어섰다. 지난 4일 기준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5.72~7.10%였다. 대표적 서민 대출상품인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연 4.260∼6.565%로 뛰었다. 업계는 올 연말경 7%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제 3~4%대 대출금리는 사실상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주담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출금리가 7%대 진입에 시동을 걸면서 차주들의 부담도 가중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건은 한은이 내딛을 ‘스텝’에 달렸다. 업계 관계자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놓고 외국 투자자본 유출과 가계대출 부실화 사이에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연말경 금리 8%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문제는 내년에 그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예금금리 인상으로 혜택을 보는 고객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해 부담이 커지는 고객층에는 차이가 있다"며 "예금금리가 오를수록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서민층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출금리가 치솟자 가계대출은 9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9월 29일 기준 694조9302억원으로, 8월 말 696조4509억원 대비 1조5207억원 줄었다. 올해 1월 이후 9개월 연속 하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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