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케이뱅크 연내 상장이 멀어지고 있다. 끝없는 증시 추락과 함께 기존 인터넷뱅크들의 부진이 케이뱅크 상장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상장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 30일예비심사를 신청해 3개월만인 9월 20일 승인을 받았다. 케이뱅크에 부여된 기간은 내년 3월 20일까지 6개월이다.
다만 아직까지 상장 추진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하락장이 이어지는 데다 동종업계 비교 기업의 주가 약세까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성공적인 상장을 하기 위해서는 몸값을 높게 책정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비교기업의 주가자산순비율(PBR)이 영향을 미친다. PBR이 정해지면 이를 상장할 기업의 자본총계과 곱해 기업 가치를 결정한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2조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비교대상으로는 인터넷뱅크들이 거론되고 있고, 이중 카카오뱅크는 빠질 수 없다. 국내 카카오뱅크가 상장할 때 비하면 판이한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상장 당시 PBR로 7.3배를 곱했다. 비교기업은 외국계 기업 4곳이었다. 여기에 공모자금 유입액은 2조1600억원을 더했다. 할인 전 기업가치는 23조였고, 할인율을 적용해도 시가총액이 최대 18조원이었다.
이 기준만 적용하더라도 케이뱅크의 시총은 10조원 이상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봤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말 자본총계는 1조7356억원이다. 카뱅에 적용한 PBR만 곱해도 12조가 넘는 기업가치가 산정되는 셈이다. 공모금을 더하면 할인 전이라해도 기업가치가 더 올라간다.
다만 증시 부진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카뱅의 시총은 이날 장중 한 때 8조3172억원을 기록했다. 심지어 데이터센터 화재로 지난 17일에는 신저가를 갱신하면서 8조원을 밑돌기도 했다. 작년 말 PBR은 5.08이었지만 올해말은 1.43으로 내릴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다.
이 경우 FI들은 손해를 볼 수 있다. 작년 7월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JS프라이빗에쿼티(PE) 등은 1주당 6500원을 주고, 1조2500억원 규모 케이뱅크 프리(pre)-IPO에 참여한 바 있다. 액면가보다 30% 비싼 가격이다. FI들의 손익분기점은 케이뱅크 기업가치 약 3조원이다. 3조원을 기준으로 볼 때, 이를 주식 수로 나누면 주당 6400원이다. FI들이 사들인 가격보다 100원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