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 6곳 예상 당기순익 전년比 62.5%↓
거래대금 줄어 위탁매매 수수료 이익↓·채권금리 급등 영향
미래에셋·NH·삼성증권 등 증권주 올해 들어 20~30%대 하락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증시 침체로 주식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3분기 증권업계의 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아 증권주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6곳(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678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091억원) 대비 62.5% 급감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대비 52.8% 하락한 1603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는 1593억원(-78.8%), 삼성증권 1274억원(-52.5%), 키움증권 1295(-44.6%), NH투자증권 877억원(-59.1%), 메리츠증권은 1430억원(-25.2%)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는 증시 부진과 금리 인상의 영향이 컸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13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동기대비 각각 19.7%, 47.3% 감소하면서 증권사 위탁매매 수수료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지난 9월 미국 및 한국은행의 빅스텝으로 인한 시장금리 급상승으로 증권사들은 자기매매관련 운용자산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9월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186%로 6월말(3.55%)보다 63.1bp(1bp=0.01%p) 올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진도 증권사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투자 조달 비용이 늘고 고물가로 건축비가 늘어 부동산 개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다.
증권업계의 실적부진에 증권주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주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31.5% 내렸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26.8% 하락했다.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도 각각 36.6%, 28.9% 떨어졌고 NH투자증권(-27.36%), 키움증권(-26.4%), 메리츠증권(-29.1%)도 이 기간 30% 가까이 내렸다.
4분기 실적전망도 밝지 않다. 11월 연준이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크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내 3.5%까지 올릴 것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위탁매매부터 투자은행까지 주요 부문의 실적이 둔화되고, 4분기도 일부 자산들의 재평가 손실, 부동산 PF 신규 딜 감소 등으로 증권주의 하반기 상승 여력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증권주의 주가가 저점에 다다랐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드라마틱한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2분기 어닝쇼크와 함께 실적 저점은 지났다고 판단된다”며 “거래대금은 하방이 어느 정도 지지되고 있고 그간 주가는 과도한 하락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증권주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견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연이은 주가 하락에 증권사들은 자사주를 매입하고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11월 말까지 보통주 1390만주를 사들일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90만주, 대신증권은 150만주를 사들였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3월과 6월 총 199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고 유안타증권 최대주주인 유안타시큐리티스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1월 3일까지 2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으며 신영증권도 12월 29일까지 보통주 10만주, 우선주 5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