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최근 ‘밀리의 서재’와 ‘제이오’ 등 주식시장 입성을 추진하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한파가 지속하고 있다. 증시 환경이 불안정한 데다 금리인상 여파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려워지자 상장을 미루는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골프존커머스, CJ올리브영, 태림페이퍼, 케이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밀리의 서재, 제이오 등이다.
매년 10~11월은 기업공개(IPO) 시장은 신규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이 진행되는 성수기로 알려져 있다. 신규상장일 기준으로는 11~12월이 성수기로 통한다. 기업수 기준으로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상장이 몰리며, 월 기준으로는 11월이 가장 많다.
IPO 철회 기업이 두드러진 배경은 시장 부진이 주된 요인이다. 지난달 말까지 수요예측 결과를 살펴보면 스팩 및 리츠를 제외한 기업 61곳 중 22곳이 공모가 밴드 평균가액 이하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수요예측 직후 공모를 철회한 기업들이 포함되지 않은 결과다.
일부 기업들은 투자자 확보를 위해 공모 희망가를 하향 조정하고 기존 투자자 보호예수 비율을 높이는 등 시장 친화적 조치들을 내걸고 있지만 좀처럼 시장 분위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하반기 IPO 최대어 중 하나였던 ‘컬리’ 역시 강행 의지를 밝히긴 했지만, 기업가치를 4분의 1토막내 공모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또 LG에너지솔루션, 쏘카, 수산인더스트리에 이어 올해 네번째로 코스피 상장을 예정하고 있는 바이오노트 역시 상장 일정을 당초 이달에서 다음 달로 미룬 상태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IPO 시장 부진은 인플레이션 위험 확대와 금리 상승이라는 매크로 변수가 주된 원인”이라면서 “금리 상승은 공모 투자자의 요구 수익률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에, 이전과 같은 공모 조건으로는 투자자를 끌어모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모 투자자 우위의 시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