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위메이드에서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가 국내 4대 거래소에서 결국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위믹스는 80% 넘게 급락했으며 위메이드 주가도 20% 하락했다.
8일 업비트에 따르면 위믹스는 오후 3시 상장폐지 직전 100원대로 주저 앉았다. 24시간 전보다 80%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위믹스 가격은 전일 재판부가 상장폐지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발표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날 위믹스의 발행사 위메이드의 주가도 전일보다 20.29% 하락했다. 자회사인 위메이드맥스(-20.5%), 위메이드플레이(-4.29%)도 파란불을 켰다.
앞서 위메이드는 법원에 가상화폐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소속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가 결정한 상장폐지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전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송경근 수석부장판사)는 해당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후 국내 거래소와 위메이드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닥사 측은 전일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닥사는 시장 자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자율자정 노력을 묵묵히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메이드 역시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본안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상장폐지 결정의 부당함을 밝히겠다”고 했다.
8일 오후 3시부터 4개 거래소에서 위믹스의 거래가 정지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보유한 위믹스를 개인 지갑이나 해외 거래소로 옮겨야 한다. 현재 위믹스는 후오비, 엘뱅크, 바이빗, 쿠코인, 게이트아이오, 엠이엑스시 등 20여개의 해외 거래소에도 상장돼 있다. 국내 4대 거래소는 내년 1월 5일 오후 3시까지 출금을 지원한다.
위믹스는 게임 안에서 얻은 재화를 가상화폐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작년 8월까지 2만원대에 머물던 위메이드 주가는 작년 11월 종가기준 23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한때 시가총액 4조원에 달했던 위믹스의 상장폐지에 국내 투자자들은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위믹스 거래비중의 97%가 국내 투자자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또 위메이드는 본안 소송 등 추가 움직임에 나선다고 밝혀 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코인 유통량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소 4곳은 위믹스의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이 크게 차이난다는 이유로 지난달 위믹스 거래 중단을 결정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믹스는 어디까지를 유통량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가 문제였고 결과적으로, 최근 FTX 사태 등으로 인해 가상자산 발행사에 대한 투자자 및 규제 당국의 불신이 커지면서 닥사가 과감한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슷한 구조를 지닌 다른 게임사를 비롯한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에 있어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