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시장 예상과 달리 10년물 금리 목표치 허용 범위 ±0.5%로 확대
미국의 전략비축유 보충 가능성
세계은행,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매일일보 신대성 기자] 일본은행(BOJ)의 통화 정책 조정이 가시화됐다. 이에 달러화 가치가 엔화에 대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방지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뉴욕유가는 달러 약세 흐름에 상승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90센트(1.20%) 오른 배럴당 76.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가격은 지난 7거래일 중에 5거래일 동안 상승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달러화가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보충 가능성과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 등이 유가를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103.981 근방에서 거래됐다. 이는 전장보다 0.7%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10년물 금리 목표치 허용 범위를 ±0.5%로 확대했다. 이 같은 소식에 일본의 긴축 우려에 엔화 가치가 급등했고, 달러화 가치는 크게 밀렸다. 이에따라 일본 국채와 증권시장은 매각 바람이 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BOJ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금융완화의 수정' 방침발표는 예상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통화 팽창 및 초완화의 마지막 보루였던 구로다 총재의 일은이 부분적으로나마 긴축을 향해 보다 매파적인 행보를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 10년간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을 이끌어온 구로다 총재가 내년 4월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면 일본도 글로벌 긴축 행렬에 본격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새 총재가 임명되는 시점에 맞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3년 1월 정부와 일본은행이 발표한 공동 성명을 처음으로 개정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유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달러로 거래되는 원자재 가격이 저렴하게 보여 원유 수요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의 코로나19 상황과 그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는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하고 있으나, 올겨울 갑작스러운 환자와 사망자 증가로 규제가 다시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시는 전날 코로나19 감염자가 자가격리 7일 후 체온이 정상이면 음성으로 전환된 PCR 검사나 신속 항원 검사 결과 없이도 출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지방정부가 속속 방역 규제를 해제하고 있으나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세계은행(WB)이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세계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22년 2.7%, 2023년 4.3%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9월 제시한 2022년 2.8%, 2023년 4.5%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세계은행은 중국의 성장 전망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정책 대응과 가구·기업의 대응 등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