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6명이 사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 1년이 넘었지만 행정처분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시공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16개 층이 연쇄 붕괴된 201동을 포함한 8개 동이 오는 3월부터 철거된다. ‘화정아이파크’는 1·2단지 총 8개동으로, 아파트·오피스텔 847가구 규모다. 철거 작업은 오는 2024년 12월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오는 2027년 12월 입주를 목표로 재시공이 이뤄진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는 지난해 1월 11일 신축 중이던 201동에서 발생했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이던 39층이 무너지면서 16개 층이 잇따라 붕괴해 작업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국토교통부는 현산에 사고 책임을 물어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등 법이 정한 가장 엄중한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국토부의 위임을 받은 시도지사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6개월 이내에 행정처분을 내려야 한다. 이에 서울시는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신속 전담 조직’을 구성해 6개월 이내에 신속히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은 사고발생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후에도 행정처분이 내려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달 22일 서울특별시청 본청에서 현산 관계자와 외부 주재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정동 사고와 관련한 청문이 진행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1개월 만이며 지난해 8월 22일 1차 청문 이후 4개월 만이지만 서울시는 ‘추가 소명이 필요하다’는 현산의 요청에 따라 이날 추가로 청문회를 마련했다. 최종 행정처분은 이르면 올해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관련 형사 재판과 청문 결과 등에 따라 처분 시점이 더 늦춰질 수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확한 처분 시점은 알 수 없다”며 “간단한 청문이라도 후속 절차에 3∼4주 이상은 소요되는 만큼 이후에나 처분 결정이 내려질 것이다”고 말했다. 행정처분은 현산 측의 불복이나 사회적 질타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형사 재판 1심 판결 이후로 미뤄질 여지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3심 판결까지 기다리지 않고 최소한 1심 판결까지는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광주경찰청은 사고가 발생하자 바로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수사관 89명으로 수사본부를 구성, 22명을 입건해 수사를 벌였다. 지난달 붕괴사고 수사를 마무리한 경찰은 21명을 처벌했다. 지난해 4월 우선 송치된 17명과 법인 3곳(현산·가현건설산업·건축사사무소 광장) 등은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붕괴 원인으로 구조 검토 없이 데크플레이트와 콘크리트 지지대를 설치하고, 하부 3개 층 동바리를 임의로 철거하는 등 복합적 과실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붕괴사고 책임자에 이어 비위 분야 수사대상자들 조사해 미등기 전매 행위와 업체선정 비위를 추가로 규명했다”며 “비위 행위자 4명 송치를 마지막으로 붕괴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는 모두 종료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