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성 준칙도 매년 악화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MB 정부 및 현 정부가 균형재정 달성 시기를 다음 정부로 미루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2일 기획재정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8~2012 국가재정운용계획부터 2013~2017 계획에 따르면 MB정부와 박근혜 정부 모두 균형재정 달성 시기를 다음 정부로 미뤘다.
균형재정이란 정부의 세입과 세출이 일치해 재정이 균형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2008년 출범한 MB정부는 첫해에 2008~2012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내면서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인 2012년에 GDP 대비 관리대상수지를 0.0%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권 내에 균형 재정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하지만 MB정부는 출범 다음 해인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2009년~201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내면서 균형재정 달성 시기를 다음 정부 집권 시기인 2014년으로 미뤘다.2013년에 -0.5%에 달한 GDP 대비 관리대상수지가 2014년에는 균형재정을 달성할 것으로 내놓는 등의 막연한 전망을 했다.2010년에 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낼 때에도 유사한 입장을 유지했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자 2011년에는 균형재정 달성 시기를 앞당겼지만 이는 다음 정부 첫해인 2013년(GDP 대비 0.0%)이었다. 2012년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균형재정 달성시기를 다시 2014년으로 연기했다.2013년에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 제출 기준으로 -1.8%인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에 -0.4%로 줄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이 역시 균형재정 달성 시기를 다음 정부로 넘긴 것이다.재정건전성 강화 차원에서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일정 수준 이상 낮게 가져가는 재정준칙 역시 매년 약화되고 있다.2010~2014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의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은 4.8%로 총수입 증가율인 7.7%보다 2.9%포인트(p) 낮았다.총지출 증가율과 총수입 증가율 격차는 2011~2015년 계획에서 2.4%p로, 2012~2016년 계획에서 1.7%p, 2013~2017년 계획에서는 1.5%p 점차 줄어들고 있다.특히 내년에는 총지출이 올해 본예산 대비 4.6% 늘어나는 동안 총수입은 0.5% 감소하는 적자재정으로 편성돼 있다.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중기 국가재정운용계획은 안정적으로 재정을 운용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놓는데 과학적 근거 없이 정치적 판단이 개입돼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되고 있다"면서 "의무지출을 통제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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