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본보다 성장률 낮아
세계경제 2.7→2.9% 상향 조정…주요국 선전·경기회복 기대
[매일일보 이진하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석 달 만에 1.7%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는 31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세계 경제 전망(WEO) 수정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MF는 작년 7월 전망 당시 올해 한국 성장률을 2.9%에서 2.1%로, 10월에는 2.1%에서 2.0%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세 차례 연속 성장률을 내렸다.
이번 한국 경제성장률은 IMF가 내놨던 한국 성장률 전망치 중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을 제외하면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IMF가 전망한 올해 세계 성장률은 2.0(%로, 기존 전망치(2.7%)보다 0.2%포인트 높게 상향 조정됐다. 이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IMF는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도 1.1%에서 1.2%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신흥개도국 성장률 전망치도 3.7%에서 0.3%포인트 오른 4.0%를 나타냈다.
나라별로 살펴보면 올해 미국 성장률을 1.0%에서 1.4%로, 유로존은 0.5%에서 0.7%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중국은 4.4%에서 5.2%로 0.8%포인트를 올렸다.
다만 중국의 낮은 백신 접종률과 부족한 의료시설에 따른 중국의 경제 회복 제약 가능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경제 분절화 등 경기 하방 위험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신흥국의 높은 부채 수준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IMF는 근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하락세가 뚜렷해질 때까지 금리인상 등 인플레이션 대응을 최우선으로 하고, 점진적인 재정긴축으로 통화정책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식량·에너지 취약층에 선별지원을 강화하되 광범위한 재정 지원은 축소하는 등 점진적인 재정 긴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주택가격 모니터링 및 비은행금융 부문 관리 감독 강화, 경제 분절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교역 확대, 저소득국 채무 재조정, 가상자산 관련 기준 마련 등도 권고 사항이다.
IMF는 세계 인플레이션이 올해 6.6%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에는 이보다 낮은 4.3%로 내다봤다. 긴축 통화정책과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국제 연료·상품가격 하락 여파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근원물가지수는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