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주가가 올해 들어 60% 넘게 크게 올랐다. 작년 12월 미국 기술주 급락에 매도 공세를 퍼붓던 국내 투자자들도 테슬라 주식 매수에 분주한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5.0% 하락한 196.89달러로 마감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지난 8일에는 3개월 만에 200달러를 돌파했고, 최근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연초 첫 거래일인 1월3일 종가(108.1달러)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가량 뛰었다.
과매도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고 전기차 가격 인하로 판매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여기에다 지난달 25일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최근 주가는 날개를 달고 더욱 치솟았다.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매수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7억632만달러(한화 약 8681억원)를 순매수했다. 작년 12월 미국 기술주들이 급락하면서 미국 주식을 2억2094만달러(2715억원) 순매도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한 달 만에 다시 매수세로 전환했다.
특히 1월 순매수 액수는 작년 5월(18억6022만달러·2조2862억원)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작년 12월에 테슬라를 1억1109만달러(1365억원) 순매수한 데 이어 1월에는 순매수액을 2억8161만달러(3461억원)로 늘렸다.
테슬라가 향후 숨 고르기에 들어갈지, 추가 상승을 이어갈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미국 경제매체인 배런스는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을 인용해 과매도에서 과매수 구간으로 진입한 테슬라 주가가 200달러 선에서 저항을 받으면서 당분간 쉬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증권가에서는 미국 주식에 대해 성장주 위주로 접근하는 방안을 추천하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대형 기술주의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익 전망이 추가로 낮아질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작년 미국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이익 전망이 크게 낮춰지는 과정에서 성장주의 이익전망은 더 낮아진 상황”이라며 “주가에 이익전망 하향이 많이 반영된 만큼 앞으로의 상승 탄력 측면에서는 성장주 매수가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