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이 전년대비 30% 가량 줄었다. 이자이익으로 역대급 실적을 개선했지만 포토폴리오 관리에서 이렇다 할 개선책을 내놓지 못한 셈이다. 은행권 이자장사에 대한 당국 압박이 거센 상황이다. 비이자이익을 통한 수익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K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은 9조3876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말(13조4151억원) 대비 30%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에서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덩달아 떨어졌다.
신한금융의 작년 비이자이익은 2조5315억원으로 2021년 대비 30.4% 줄었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은 26%, 하나금융 20.2%, 우리금융 15.4% 각각 감소했다. 특히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은 6577억원으로 1조7314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62% 줄었다. 시들해진 비이자이익은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한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비이자이익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은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KB·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작년 이자이익은 49조22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41조5609억원) 대비 18.4% 증가한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예대금리 마진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자이익에 치중된 수익 포토폴리오는 금융당국과 정부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은행권에 공공재 역할을 강조했다. 금융당국 역시 금융지주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장사를 비판하고 있다.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도 사회공헌, 서민금융에 투입하는 비용의 비중은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지주들의 수심은 깊어지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제고와 비금융 신사업 추친이 절실한 상황이다.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인수합병(M&A)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가 대표적이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 역시 금융권의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금융의 ‘땡겨요’, KB금융의 ‘알뜰폰’ 등 다양한 고민들이 시작한 만큼 규제 완화로 인한 추가 사업 모색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다만 M&A를 통한 성장 전략은 자본비율의 일시적 하락을 감당해야한다. 금융지주는 보통주자본비율이 넘는 일정 초과분을 주주 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전통적 방어주였던 금융주의 주가 널뛰기를 막고 주주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다. 또 신사업은 앞선 사업자들의 경쟁과 불만에 부딪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