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전분기 대비 가계신용(빚)이 10년 만에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이 7조원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작년 연간 가계대출 역시 쪼그라들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7조원을 기록했다. 전분기(1871조1000억원) 대비 0.2%(4조100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 가계신용 잔고가 줄어든 것은 9000억원이 줄었던 2013년 1분기 이래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포괄적 가계 빚(부채)이다.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값이다.
가계신용이 감소세를 보인 연유는 가계대출 때문이다. 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은 174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말(1756조8000억원)보다 7조5000억원 줄었다. 전분기 대비 감소 폭은 역대 최대였다.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줄었다. 작년 말 주담대 잔액은 1012조6000억원으로 4조7000억원 늘었지만 증가 폭이 3분기(6조5000억원)보다 1조8000억원 줄었다.
작년 말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736조7000억원)은 12조2000억원 줄었다. 5분기 연속 감소세다.
이 와중에 4분기 가계 판매신용은 117조7000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신용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3조4000억원 증가했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4분기 가계신용이 4조1천억원 감소했는데,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7조5천억원이나 줄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세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가 이어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1월의 경우 가계부채 축소 흐름이 이어진 것 같다”며 “다만 부동산 규제 완화, 특례보금자리론 같은 신규 정책모기지 출시와 은행의 대출태도 완화가 가계신용 증가 요인이지만, 높은 금리 수준과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을 고려하면 가계신용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