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통계청 '2023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작년 4월 이후 물가상승률 가장 낮아…전기·가스·수도는 28.4% 폭등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를 기록하며 9개월 동안 이어지던 5%대 고물가 흐름이 다소 완화했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 상승률이 소폭 둔화하고, 석유류와 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물가 상승 폭이 축소된 영향이다. 다만 상수도 요금이 오르면서 전기·가스·수도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이어갔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2020=100)로 1년 전보다 4.8% 올랐다. 상승 폭은 지난해 4월(4.8%) 이후 가장 작았다.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 4월(4.8%) 이후 10개월 만이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물가 상승세는 작년 7월(6.3%)을 정점으로 점차 둔화하는 양상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5월(5.4%) 5%대로 올라서더니 같은 해 6월(6.0%)과 7월(6.3%)에는 6%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12월(5.0%), 올해 1월(5.2%)까지 5%대 물가를 이어가다가 지난달 4%대로 하락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하며 전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농산물이 1.3%로 반등했고, 채소류는 7.4% 올랐다. 축산물은 2.0% 하락했다. 수산물은 8.3% 상승해 전월(7.8%)보다 오름세를 키웠다. 가공식품은 10.4% 올라 전월(10.3%)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이는 2009년 4월(11.1%) 이후 최고치다.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은 5.1% 올라 전월(6.0%) 대비 둔화했다. 공업제품이 둔화한 것은 석유류(1.1%↓) 하락 영향이 컸다. 전년 동월 대비 석유류의 하락은 2021년 2월(-6.3%) 이후 2년 만이다.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28.4% 급등하면서 통계가 작성된 2010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전기·가스 요금이 변동하지 않았지만,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상수도 요금이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1월 전기·가스·수도 상승률이 28.3%였는데, 이번에 0.1%포인트(p) 더 올랐다”며 “일부 지자체 상수도 요금의 인상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물가는 외식 상승세가 둔화하며 전월과 동일한 3.8% 상승률을 보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4.8% 올랐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4.0% 상승했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5.5%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6% 각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