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빅테크 점유율 50%…카드사 26% 그쳐
경쟁 밀리자 ‘할부·리스’ 등 확대하며 수익 방어
경쟁 밀리자 ‘할부·리스’ 등 확대하며 수익 방어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업체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카드사를 제치고 절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제시장이 신용카드 중심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변하면서, 빅테크 업체의 영향력도 커지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이 빅테크에 대응해 자체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점유율 방어에 애를 쓰고 있지만, 입지가 좁아지자 부업을 확대하며 가까스로 수익을 방어하는 처지다.
8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카카오·네이버 등 전자금융업자들의 결제시장 내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기준 50% 수준으로, 지난 2016년 27%에서 무려 23%포인트(p) 올랐다. 반면 카드사들은 같은 기간 57%에서 21%p 급감한 26%로 집계됐다. 간편결제 시장은 결제수단의 변화와 빅테크 등 신규 경쟁자의 진출이 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국내 간편결제 이용 규모는 2021년 기준 221조원으로 5년간 연평균 57%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7232억원으로 코로나 전인 2019년 상반기(2876억원)와 비교하면 3년새 2.5배가량 증가했다. 이용건수는 8.3% 증가한 2317만건으로 금액과 이용건수 모두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다. 작년 이용자수가 17% 폭증한 걸 감안하면 현재는 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간편결제 시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에서 각각 삼성페이와 네이버 등 빅테크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삼성페이 월평균 사용자는 1545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국내 간편결제 앱 중 가장 많다. 페이북(657만명)과 신한플레이(642만명), KB페이(442만명), 카카오페이(417만명) 등을 압도하고 있다. 빅테크 업체들은 점유율을 내주지 않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얼마전 온라인 간편결제 1위 업체인 네이버파이낸셜을 결제 사업 협력 파트너로 정했다. 현재 네이버페이 사용자는 3150만명에 달한다.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네이버페이의 온라인 가맹점을, 네이버페이 사용자들은 삼성페이로 결제 가능한 모든 오프라인 가맹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각각의 서비스가 시행될 수 있도록 협력을 빠르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미국 애플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이르면 이달 하순 우리나라에 본격 진출하면서 결제시장에서 빅테크의 지위는 더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의 경우 개방형 플랫폼인 ‘오픈페이’ 참여에 적극나서며 점유율 사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까진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진 않다. 오픈페이는 한 카드사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타 카드사들의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신한·KB국민·하나·롯데카드 등 4개 카드사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자사의 오픈페이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고, 롯데카드가 최근 ‘로카페이’를 출시하며 후발주자로 합류한 상황이다. 결제 사업이 카드사의 본업이란 말도 옛말이 됐다. 지난해 주요 카드사의 비카드 부문 잔액과 수익 성장률이 카드 부문을 앞질렀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경우 작년 할부·리스 영업으로 올린 수익은 27.8% 늘어난 7132억원으로 집계된 반면, 카드 부문 수익은 전년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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