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경남 사저서 文 만나 화합 메시지 전달
박지원 "文, 이재명 외 대안 없다 해"
비명계 이상민 의원 "과도한 말씀" 반발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화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한 가운데 비이재명계(비명계)는 이에 반발하며 이재명 대표의 사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분간 당의 내홍 수습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경남 양산 사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민주당이 달라지고 결단해 화합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근 발생한 민주당 내 내홍에 우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7일 경남 양상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업로드하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에게 "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단지 검찰을 앞세운 윤석열 정부의 탄압에 맞서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며 "우리 국민의 삶과 건강, 미래를 생각했던 문재인 정부의 성과가 무너지고 대한민국이 후퇴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조금 달라지고 뭔가 결단하고 그걸 중심으로 또 화합하고 이런 모습을 보이기만 해도 내년 총선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또 문 전 대통령은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악재나 조건의 어려움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가는 모습이고, 국민들께서는 그것을 보고 계신다"며 "민주당의 지금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가고 화합해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지난 지방선거 결과에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 전 대통령께서)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세 번의 민주정부에 걸친 노력의 결과로 마침내 영남의 지역구도를 획기적으로 넘어설 수 있었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아쉬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최근 민주당 내 좌표 찍기와 문자폭탄으로 분열하는 모습을 언급하며 "각 진영이 지지자에게 증오와 혐오를 부추기는 행위로 박수받는 문화에 젖어 있는 것은 모두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당장의 반발에 소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상대를 조롱하고 공격해 '알량한 박수'를 받는 정치에 한숨을 쉰다"고 밝혔다.
앞서 당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지난 17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을 경남 양산 사저에서 만났다고 밝히며 "문 전 대통령 '민주당이 총단합해서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이재명 대표 외에 대안이 없으니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과도한 말'이라며 반발했다. 이 의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이 과도하게 말씀한 것이고, 전달한 분도 잘못 전달한 것"이라며 "우리가 뭐 문 전 대통령의 '꼬붕'(부하의 일본어)인가. 지시하면 그대로 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 말고 대안이 없다'는 것은 문 전 대통령의 판단이며 그런 이야기를 그렇게 막 하면 안 된다"며 "설사 문 전 대통령과 박 전 원장 사이에서 한 이야기라도 대외적으로 얘기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 대표의 거취 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급한 불을 끄려면 본인의 거취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질질 끌고 여러 논란 끝에 거취를 정하니 마니 하면 이 대표와 당이 상처를 입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