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적재에 '중소 건설사 위기'… 원희룡 "10만가구까지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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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미분양 적재에 '중소 건설사 위기'… 원희룡 "10만가구까지 각오"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3.03.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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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미분양 7만가구, 지방 6만가구로 전체의 85% 육박
올해 폐업 신고한 종합·전문건설업체 중 지방이 전체 60% 차지
대구광역시 전경. 대구는 전국에서 미분양이 가장 많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대구광역시 전경. 대구는 전국에서 미분양이 가장 많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지방에서 10년만에 가장 많은 물량의 미분양 주택이 적재되며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겪는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359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2년 11월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치다.
특히 전체 미분양 물량 중 85%를 차지하는 6만3102가구가 지방 물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미분양 위험수위 기준으로 삼는 6만2000가구를 넘어서는 수치다. 미분양 규모는 지난해 1월 2만가구를 넘어서며 7월 들어 3만가구대 진입했고 9월에는 4만가구를 돌파했다. 이후 지난 11월과 12월은 각각 한달만에 미분양주택이 1만가구씩 증가했다. 규모별로는 85㎡ 초과 중대형 미분양이 전월보다 25.9% 증가한 8926가구였고, 85㎡ 이하 미분양은 6만6433가구로 전월 대비 8.8% 늘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7546가구로 전월보다 0.4%(28호) 증가했다. 청약의 경우 올해 서울에서는 총 393가구 공급에 2만2401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평균 57대 1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평균 경쟁률은 4.4대 1로 1만1883가구 모집 중 5만2530명 청약)에 그쳤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매매가-분양가 스프레드(가격 차이) 축소로 인한 분양 차익 기대감 약화 등이 미분양 주택 증가의 원인이 됐다”며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증가세는 올해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미분양 증가로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 중소건설사들은 폐업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실제로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대구(1만3565가구)에서는 지난달 신규 주택사업 승인이 전면 중단됐다. 지방자치단체가 사업 승인을 중단한 것은 이례적으로 통상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미분양관리지역을 지정해 분양 물량을 조절한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의하면 올해 초부터 지난 22일까지 폐업 신고한 종합·전문건설업체는 848곳에 달한다. 이 중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을 제외한 지방 업체는 510곳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전년동기 폐업 신고한 지방 건설사는 404곳이었으며 지난 2021년에는 334곳이었다. 일각에서는 현 추세라면 연내 미분양 주택이 10만가구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하며 철저한 사전관리 및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전국의 미분양 주택 총 물량은 장기평균 수준으로 리스크가 크지 않으나 최근 초기분양률이 크게 낮아지면 연내 미분양주택이 12만5000가구로 10만가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실장은 ”미분양 증가는 사업자의 유동성 위기 및 부도 등을 통해 공급 위축을 불러와 부동산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미분양 리스크‘에 대한 사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주택 시장의 분양가·호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미분양 물량을 10만가구까지 각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21일 ‘부동산발 금융위기, 연착륙 해법’을 주제로 열린 연합뉴스TV 경제심포지엄에서 “(증가세 곡선의) 기울기는 완만하겠지만 10만가구까지는 예측, 혹은 각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구의 미분양 60%는 대기업들이 갖고 있어 회사의 금융위기로 전이될 물량은 극소수“라면서 ”금융위기 때 대기업 우량사업까지 미분양이 나 시장 전체가 마비되는 ’미분양발 금융위기‘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전체 경제위기까지 발생한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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