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설사들도 막막… “당장 뭐 먹고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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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건설사들도 막막… “당장 뭐 먹고 사나”
  • 권영현 기자
  • 승인 2023.05.0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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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상승 등 영향, 대형 건설사 4곳 영업이익률 감소
주택업 '올인' 지방 중소형 건설사 위기는 더 심각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와 원자잿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방 중소형 건설사를 필두로 건설업계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고금리 기조 지속에 따른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설업계 위기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건설사 5개사(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중 주택사업 비중이 적은 삼성물산 외 4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일제히 증가했지만 국제 원자잿값 상승과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감소한 모양새다.
4개사 중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영업이익 규모 자체가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2022년 기록한 유례 없는 호실적의 영향으로 실적 감소폭이 그나마 줄었다는 평이다. 다만, 매출은 늘고 수익은 줄어드는 현상은 향후 1~2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를 제외하면 올해 1분기보다 높았던 실적을 기록한 적이 없다”며 “작년보다 많이 빠진 것일 뿐 실적 자체가 나쁘다고 볼 수 없고 이 실적은 최소한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설 5월 실적과 전망 리포트를 통해 “주택업은 바닥 확인이 안되고 있고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시장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1~3월 착공지표가 점차 악화되고 있고 미분양이 감소되고 있다곤 하나 분양의 감소와 일시적인 유동성 확대의 영향으로 추세적인 감소를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분석했다. 주로 지방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건설사들의 자금위기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그나마 자금여유가 있는 대형 건설사는 해외수주 등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달리 할 수 있으나, 주택업 위주인 중소건설사들은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주택업은 인건비나 원자잿값 등 공사비가 지난해 20~30%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많이 악화된 상태라 당장은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수주에도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해외수주나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지만 신사업인 만큼 빠른 시일 내의 성과나 실적이 나오길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복수의 건설업계 관계자도 “최근 수개월간 미분양이 급격히 쌓이고 고금리가 유지된 탓에 주택사업에 몰두한 지방 중소 건설사들은 위태롭다”며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해외 수주나 신사업으로 수익성을 개선 중인 데다, 분양을 미루며 버틸 체력이 있지만 올해 지방 중소형 건설사는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PF를 막기도 급한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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