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테슬라·GM 등 車기업도 리튬 확보
K-배터리, 美·호주·칠레 등 공급 다변화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하얀석유’ 리튬을 둘러싼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리튬 확보를 위해 배터리 기업들뿐 아니라 자동차 기업과 심지어 석유기업까지 뛰어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핵심 광물 리튬 공급망 확보를 위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리튬 생산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엑손모빌은 최근 자원 탐사 기업 갤버닉에너지로부터 아칸소 주에 있는 485㎢ 리튬 매장지를 구매했다. 매입가는 1억달러(1320억원)가 넘는다. 내연기관 연료를 공급하는 엑손모빌의 리튬 사업 진출을 두고 WSJ는 “내연 기관 수요가 곧 정점에 달할 수 있다는 업계의 평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업체들도 리튬 확보에 직접 나서고 있다. 미국 포드 자동차는 세계 1·2위 리튬 업체인 미국 앨버말과 칠레 SQM과 리튬 공급망 계약을 발표했다. 앨버말은 포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2026~2030년 포드에 배터리 등급의 수산화리튬 10만 미터톤을 공급한다.
앞서 글로벌 전기차 리딩기업 테슬라도 캐나다 리튬 채굴·생산업체 시그마 리튬 인수에 나섰다. 테슬라는 캐나다 피드몬트 리튬과 리튬 정제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GM은 6억5000만달러(8000억원)로 캐나다 리튬 광산업체 리튬 아메리카스 지분을 인수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도 리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9일 호주 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와 리튬 정광 공급 및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리튬 정광은 배터리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핵심 광물이다. LG엔솔은 최근 중국 리튬화합물 제조 선두업체 야화와 아프리카 모로코 지역에서의 수산화리튬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앞서 LG엔솔은 지난해 미국 컴파스 미네랄과 탄산리튬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부터 6년간 컴파스 미네랄이 연간 생산하는 탄산리튬(약 1만1000톤 예상)의 40%를 공급받는 계약이다. 또한 LG엔솔은 2025년부터 5년간 캐나다 기업 아발론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5000톤을, 10년간 스노우레이크가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20만톤을 공급받는다. 유럽 리튬 생산업체 독일 벌칸에너지 수산화리튬 4만5000톤, 호주 기업 라이온타운로부터도 수산화리튬 원재료 리튬정광 70만톤(t) 등을 확보했다.
SK온도 리튬 투자에 적극적이다. SK온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SQM으로부터 수산화리튬 총 5만7000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SK온은 호주 기업 레이크 리소스 지분 10%를 투자하고, 친환경 고순도 리튬 총 23만톤을 장기 공급받는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호주 글로벌 리튬사와 안정적인 리튬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삼성SDI도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