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확대에 ‘치맥’ 글로벌 수요↑…한식 소스 등 적극 활용
현지 문화 반영 특화 전략…동남아 넘어 메인스트림까지 진출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영토 확장전이 치열하다.
K-콘텐츠 공급이 확대되며, 한국 드라마‧영화에 자주 노출되는 ‘치맥(치킨+맥주)’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졌다. 이례적인 한류 열풍에 발맞춰, 토종 치킨 업체들은 맛품질 경쟁력, 마케팅 역량 등을 앞세워 해외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내수 시장 수익 규모의 한계 및 출혈 경쟁 등 다양한 대내외적 요인까지 더해져 글로벌 확장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BBQ와 bhc, 교촌치킨 등 국내 주요 치킨 브랜드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국가별 특성에 따라 매장 타입과 메뉴의 구성을 달리하며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BQ는 미국, 캐나다, 대만, 일본, 독일, 필리핀 등 57개국에 진출해 70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지 시장, 소비 트렌드, 식문화 분석 등을 거쳐 국가마다 사업모델 선정을 달리했다.
디핑소스가 다양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에선 시크릿소스(한국 BBQ의 양념치킨), 소이갈릭(간장&마늘), 극한왕갈비(왕갈비 소스) 등 양념치킨을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건강을 중요시하는 일본에선 올리브오일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하단 점에서 착안해, ‘깨끗한 올리브유’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류 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치킨을 식사로 즐기는 동남아에선 떡볶이, 찜닭, 잡채, 돌솥밥 등 치킨에 곁들일 한식 사이드 구성을 다양화했다. 대만은 ‘패밀리마트’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패밀리마트 바로 인근에 매장을 오픈, 초기 고객 유입률을 높였다. 말레이시아는 종교적인 이유로 할랄을 인증받아서 서비스 하고 있다.
지난 2003년 해외 진출 초기 당시 한류 열풍으로 잠재 수익성이 높은 동남아 지역에 집중했다면, 최근 들어선 치킨 메인 스트림 시장인 미국에서도 인정받으며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대표 글로벌 외식 전문지인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외식 브랜드’에 전년보다 3계단 상승한 2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 브랜드로는 유일한 기록이다.
교촌치킨은 미국과 중국에 직영 매장을 운영 중에 있으며,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중동 등에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해 있다. 중동 및 아프리카 9개국까지 영역을 늘려, 올 1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사업 거점은 15개국 67개 매장에 달한다. 올해는 미국 동부, 중국 남부 등 파트너를 지속 발굴해 직영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SCM 인프라를 강화하고, 소스, 수제맥주, 간편식 등의 유통을 통해 부가 매출도 확대도 꾀한다.
최근 오픈한 플래그십스토어 ‘교촌필방’은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았다. 교촌필방의 위치를 이태원으로 선정한 것도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를 갖춘 입지를 살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교촌을 알리고, 글로벌 니즈를 수집하기 위함이다.
bhc는 지난 2월 미국 ‘LA 파머스 마켓점’, 지난달 싱가포르까지 진출하는 등 올해부터 해외 사업 거점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에 진출한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겠단 전략을 세웠다. 그룹 내 다양한 외식 브랜드의 해외 진출도 추진해,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정체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은 고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킴으로써 공감대와 경험을 형성하고,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각 현지별 식문화와 트렌드를 상세히 반영한 특화 전략이 필수적이기에 전담 부서를 통해 고차원적인 시장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