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영남 주류업체인 무학이 롯데주류와 소주 점유율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술자리가 많은 연말에 무학이 선전을 한다면 롯데주류 2위 자리가 위태롭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무학, 국내 최대 규모 창원 제 2공장 준공 롯데, 오피스 밀집지역 특별 관리 돌입
19일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자사 ‘좋은데이’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잠원동·신사동 등 전국 소주 판매량의 35%를 차지하는 수도권 지역에도 진출했다.한국주류산업협회의 소주 점유율(출고량 기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 7.7%에 그쳐 5위에 불과했던 무학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2011년 12.3%까지 성장했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47.1%, 롯데주류는 15.6%를 기록해 롯데주류와의 격차가 3%p대로 좁혀졌다.무학은 특히 지난해 5월과 8월에 각각 출고량 기준 롯데주류를 0.5%p, 0.7%p 앞서기도 했다.올해 1월에는 소주 가격 인상으로 인한 가수요 발생으로 롯데주류에 6%p로 뒤처졌지만 다음 달에는 반대로 13.5%를 점유해 롯데주류를 1%p 앞섰다.무학은 지난 14일 경남 창원시 내서읍에서 제 2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무학 창원 제 2공장은 분당 1600병의 소주를 생산해 국내 소주 소비량의 30%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롯데주류는 무학의 선전에 2위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처음처럼’을 앞세운 롯데주류는 강남·여의도·종로 등 오피스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관리범위 확대를 통해서 외곽지역의 처음처럼 매출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또 휴대가 편한 ‘처음처럼 1리터 페트소주’를 출시하고 대형마트·슈퍼 등에 대한 맞춤형 전략을 선보이며 가정용 제품 판매 확대도 노리고 있다.롯데주류는 지방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롯데주류는 특히 올해 초 무학의 주 판매처인 부산지역에 ‘처음처럼 순한(자이언츠)’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대구지역에 ‘처음처럼 마일드(18도)’를 출시해 영남지역에 대한 공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주류협회에서 경쟁 과열로 출고량 등 제조사별 자료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무학과 롯데주류의 격차는 이미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 소주였던 무학이 수도권 지역에 진출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한편 지방 소주사를 보호하기 위해 소주 총 구입액의 2분의 1 이상을 해당 시·도지역의 소주제조장으로부터 구입하도록 규정해오던 ‘자도 소주 구입제도’(일명 1도1사 원칙)은 지난 1996년 12월 26일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아 폐지됐다.이에 하이트진로는 호남 주류회사인 보해 양조를, 롯데는 대선 주조 인수전에 나서는 등 주류 업계가 무한경쟁과 인수·합병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