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집값 바닥론’ 및 ‘무분별 규제완화’가 갭투자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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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집값 바닥론’ 및 ‘무분별 규제완화’가 갭투자 부추겨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3.07.16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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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 지속되자 집값 우상향 기대감 커져
"버티면 정부가 해결, 잘못된 메시지 전달 우려"
부동산 대출 규제완화와 '집값 바닥론' 확산으로 갭투자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대출 규제완화와 '집값 바닥론' 확산으로 갭투자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부동산중개소 앞 광고문.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최근 부동산 대출 관련 규제 완화와 집값 우상향 기대감이 겹치며 ‘갭투자’(전세 세입자를 구하고 주택을 매입하는 것) 움직임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전세금 반환용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전세반환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를 발표했다.
이는 신규 전세보증금이 기존 보증금보다 낮거나 후속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에 대해 DSR 40% 규제 대신 특례보금자리론과 마찬가지로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이같은 조치는 이달 말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이에 관해 일각에서는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간과하고 무리하게 집을 산 임대인을 구제하면 자칫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이 같은 규제 완화가 갭투자를 조장‧방조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애초 갭투자는 말그대로 투자인데 이렇다 할 기준 없이 임대사업자를 구제해주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형평성을 감안하면 애초 모든 전세사기 피해자도 구제해줬어야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보전해주는 것은 역전세난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정책적 선택으로 보이나,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간과해 무리하게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한 임대인을 구제함으로써 갭투자를 방조한다는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무리한 갭투자를 막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자금 대출이 늘수록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매매가격까지 자극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며 ”갭투자가 가능했던 것도 전세대출 확대로 전세가 비율이 높아진 것도 최근 문제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집값이 하락세를 유지하다 최근 공사비 인상 등으로 오르자 '집값 바닥론'도 갭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5월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갭투자 매매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도 화성이 335건으로 전체 거래의 6.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3건과 비교해 37.8% 증가했다. 화성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계획으로 개발호재가 있어 다른 지역보다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중이다. 읍·면·동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갭투자 매매거래 증가지역 중 1위는 인천 송도가 차지했다. 송도는 전체 323건의 3.7%인 12건이 갭투자였다. 최근 6개월간 거래에서도 전체 619건 중 11.3%인 70건이 갭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들이 지난 2022년 11월부로 규제지역에서 풀리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진 데다, 최근 몇 년간 크게 떨어진 아파트값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송도국제도시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는 지난해 9월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고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도 풀려났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50%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70%로 20%포인트(P) 완화되고 다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된다.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 부담과 함께 청약 규제도 완화된다. 연수구는 외지인 매매 거래도 최근 6개월간 644건으로 전국에서 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중심의 청약 및 투자 열풍은 공사비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격 인상 추세로 '지금 집을 사지 못하면 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해 고금리를 감수하는 사례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일반적으로 집값 상승기에 갭투자가 증가하게 된다”며 “지난해까지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다, 지난해 하반기 투기과열지구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올해 대출·세금 등 규제 완화로 외지인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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