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찬 "국방부 장관 개별 출입 기록 없다했는데 민간인 출입"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풍수지리가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가 개입했다는 경찰의 잠정 수사 결과와 관련해 "중대한 국정 현안이 풍수나 무속 같은 비합리적 미신에 휘둘렸다"고 연일 맹폭했다. 민주당은 이번 의혹이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사안으로 보고 국정조사까지 언급하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관저 졸속 이전 과정에 풍수지리가의 개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며 "지금까지 대통령실은 미신 의혹에 백모 씨는 쏙 빼고 진실을 숨기는 것에 급급했다. 그러다 이제는 백모 씨를 역술인과 다르다며 미래예측학 박사라고까지 소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국민을 개돼지로 생각해도 이렇게는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장 최고위원은 "관저 졸속 이전에 교통환경영향평가, 군사안보영향평가보다 풍수지리가 더 중요하나"라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관저 졸속 이전 진상규명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중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 공적인 일을 하지 않는 사인 관계에 있었던 사람이 들어와서 의사결정을 했다"며 "이게 문제가 될 거로 생각했기 때문에 숨겼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공적 시스템은 공개성이 (핵심)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공개성과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부분이 있는데 경호처장하고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아무도 모르게 숨어서 진행하는 것 자체가 공적 시스템이 붕괴됐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사실상 사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농단 급' 사안이라는 점에서 국정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육군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인가받지 않은 인원들이 거기를 갔던 거고 관저를 이전하는 데 의사결정에 개입한 정황들이 있다"며 "이것은 큰 국정농단이다. 국회가 국정조사를 하고 그다음에 수사로 더 정확히 풀어야 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일반인인 백씨가 군사시설인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허가 없이 방문해 법을 위반했다는 정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MBC라디오에서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월에 국회 상임위에서 개별 출입 기록이 없다고 그랬다"며 "(백 교수는) 민간인이기 때문에 출입 기록을 남겨야 되는데 국방부 장관이 개별 출입 기록이 없다는 표현을 썼다. 민간인의 방문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부 전 대변인은 "군사시설보호법에 따라 이게 만일 무단출입이고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출입)했다면 민간인뿐만 아니라 동조한 관련자들도 처벌받게 돼 있다"며 "백 교수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역술인 천공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1일 대통령 경호처에서 제공한 공관 CCTV 영상을 디지털 포렌식으로 분석한 결과 천공이 아닌 풍수지리가인 백 교수라고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은 부 전 국방부 대변인이 제기한 '천공 관저 이전 개입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짓고 조만간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