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간 가계 초과저축 100조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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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3년간 가계 초과저축 100조 넘겨
  • 김경렬 기자
  • 승인 2023.07.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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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심리 위축에 예금·주식으로 몰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를 겪은 3년 동안 가계에서는 100조원 넘게 저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방역과 규제가 심화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돼 예금과 주식으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코로나19를 겪은 3년 동안 가계에서는 100조원 넘게 저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방역과 규제가 심화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돼 예금과 주식으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저축 지표에는 정부 지원금도 영향을 미쳤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팬데믹 이후 가계 초과저축 분석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3년간(2020∼2022년) 가계부문 초과저축 규모는 101∼129조원으로 추산된다. 초과저축은 팬데믹 이전 추세를 웃도는 가계 저축액이다. 초과저축이 100조원을 넘겼다는 것은 가계 저축 규모가 과거 수준을 웃돌았다는 의미다.
초과저축 증가 원인은 팬데믹 직후의 소비 감소와 지난해 소득 증가 등이 꼽혔다. 다만 한은은 “가계지출 증가율 등으로 미뤄 우리나라 가계가 초과저축을 추가적 소비 재원으로 활용한 부분은 크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지난해까지 고용 회복 기조와 정부 지원 등이 더해졌지만 소득 여건만 좋아졌을 뿐 소비 심리를 자극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한은은 가계가 초과저축을 주로 예금·주식 등 유동성이 좋은 금융자산으로 보유했다고 봤다. 한은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은 2020∼2022년 현금·예금·주식·펀드를 중심으로 1006조원 늘었다. 2017∼2019년(591조원)의 두 배인 셈이다. 조주연 한은 동향분석팀 과장은 “팬데믹 기간에 가계는 100조원 이상의 초과저축을 축적했고, 이를 금융자산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가계가 실물경제와 금융의 큰 불확실성 때문에 향후 추이를 관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조 과장은 가계가 대출 상환에 자금을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상승으로 부채 상환 유인이 커졌지만, 우리나라 가계의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상환)이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이라며 “2020∼2022년 가계의 금융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크게 늘었는데, 이는 우리 가계가 초과저축을 부채 상환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어 조 과장은 “유동성 좋은 금융자산 형태의 초과저축은 앞으로 실물경제 측면에서 부정적 소득 충격이 있을 때 완충 역할을 하면서 민간 소비의 하방 위험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초과저축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면서도 “최근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가계 초과저축이 대출과 함께 주택시장에 재접근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경우 주택가격 상승, 가계 디레버리징 지연 등으로 금융 안정에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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