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 비판에 "국민 마음 헤아리지 못해 송구"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수해 복구 중 해외로 출장을 떠나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결국 하루 만에 조기 귀국했다.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은 이들은 "신중하지 못한 처신에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정·윤준병·최기상 의원은 25일 오전 베트남에서 조기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께서 보시기에 잘못됐다 생각하시면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며 "7월 임시국회에서 수해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같이 밝혔다. 특히 박 의원은 수해 입법 소관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어서 논란은 더 거셌다.
앞서 이들은 국회 평화 외교 포럼 활동을 위해 지난 23일 5박 6일 일정으로 베트남·라오스 방문에 나섰다. 이후 수해 상황에도 출국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날 조기 귀국했다. 전임 국회의장인 박병석 의원만 상대국 국회의장과의 공식 일정이 예정돼 있어 귀국하지 않았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해로 고통 받고 계신 국민들 마음을 더 헤아리지 못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의원 외교를 위해 출국하기 전 수해 상황과 관련, 출장이 옳은지 점검했다"며 "두달 전부터 추진됐고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협의하기로 합의해 놓고 갑자기 취소하는 것이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국민께서 보시기에 의원 외교를 위한 출장이 수해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면 부적절한 것"이라며 "국민 마음을 읽는 데 앞으로 더 신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도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니 귀국하는 게 도리"라며 "수해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23일 수해 상황 속 베트남 출장을 떠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이재민들 지원 법안 처리를 해야 할 당사자인 환노위원장이 베트남으로, 집중 호우가 막 시작된 오늘 떠났다는 것이 상식적인 일인가"라며 "베트남으로 유유자적 떠난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 외교라는 핑계는 관두고 당장 귀국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출장에는 국민의힘 의원 1명도 포함돼 있었으나, 당 지도부가 해외 출장 자제령을 내려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