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8일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
與, 공식 논평 외에 말 아껴
국민 60%, 임명 '반대'···여론 의식 풀이
與, 공식 논평 외에 말 아껴
국민 60%, 임명 '반대'···여론 의식 풀이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신중 기조'를 보이고 있다. 집권 여당으로서 대통령의 인사를 지지하나, 자세한 언급은 피한 것이다. 비판 여론이 높은 이 특보를 잘못 비호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단 우려로 보인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28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장관급 방통위원장 후보에 이 특보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 특보를 '언론계 중진', '윤석열 정부의 방송통신분야 국정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소개했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 장악'과 '방송 개입'을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내정설이 나올 때부터 논란이 일었다. 최근에는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도 불거지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국민의힘은 발표 직후 이 특보 엄호에 나섰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 특보의 내정은 온전한 국민의 방송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지난 정권에서 편향과 불공정으로 일관하며 국민의 외면을 자초했던 방송을 정상화하고, 온전히 국민의 품으로 돌려줄 인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거들었다. 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이 특보가 과거 '방송 장악'을 시도했다는 주장에 대해 "민주당이 본회의에 날치기 직회부한 '방송 3법' 이야말로 공영방송 경영진을 영원히 자신들의 하수인을 앉히기 위한 방송 장악의 검은 술수 아니냐"며 "공정해야 할 공영방송이 특정 정파의 놀이터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방송의 공정성을 회복 할 적임자이기에 후보자로 지명됐고, 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에서 자질과 능력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 특보에 대한 사전 비판을 차단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구체적 당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고위당정 관련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특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오늘 제가 오전 중 한 논평으로 대체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전 대변인도 임명 소식이 들려온 직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준비해서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같은 대처는 녹록치 않은 이 특보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달 19~21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 반대' 응답은 59.9%, 찬성 응답은 24.9%(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0%p)로 나타났다. 압도적 국민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언론 장악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그에게 언론계도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기자협회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회원을 대상으로 이 특보 방통위원장 임명에 대한 찬반 의견을 조사했는데, 조사에 참여한 기자 1473명 중 80.0%가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탄압에 앞장선 인물이어서'였다. 한편 민주당 소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 특보가 이미 '국민 청문회'를 거쳐 부적격 판정이 났다고 강조하며 "윤 대통령이 이동관 카드를 계속해서 고집한다면, 국회 청문회는 그간 이뤄진 국민 청문회의 클라이막스이자 정점이 될 것"이라고 '송곳 청문회'를 예고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