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체 종목 중 70% 주가 하락에도 지수 상승
올해 시총 350조 증가...에코프로 '12조→70조'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2차전지 관련주의 급등락에 7월 한달 동안 지수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눈길을 끄는 건 전체 종목 중 70%의 주가가 하락했지만, 일부 2차전지 관련 종목이 대폭 오르면서 전체 코스피·코스닥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K-뉴딜지수의 시총은 6월 말 328조3244억원에서 7월 말 376조8668억원으로 한 달 만에 약 48조5424억원 늘었다. 비율로 따지면 14.8% 증가한 셈이다.
코스피·코스닥 시총이 같은 기간 2452조9150억원에서 2538조9443억원으로 3.5%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2차전지 관련 지수 시총 증가율이 4배 이상 되는 셈이다. 해당 지수에는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2차전지 종목이 포함돼 있다.
2차전지에 국내 증시 자금이 쏠리면서 이들 종목 향방으로 시장 전체가 출렁이기도 했다.
7월 코스피·코스닥 2722개 종목 중 1951개 주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금양 +199.62% △포스코인터내셔널 +126.1% △에코프로비엠 68.27% △에코프로 60.08% 등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은 급등해시장 상승세를 견인했다.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6월 말 2564.28, 868.24에서 7월 말 2632.58, 935.97까지 상승했다.
한편 대기업 집단에 소속된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서만 350조원 이상 늘어난 가운데 2차전지 관련주의 시총 급등 폭도 가장 컷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대기업 집단 중 상장사를 보유한 73개 그룹의 338개 상장사 시총을 분석한 결과 7월 28일 종가 기준 1773조9550억원으로 연초인 1월 2일(1423조7366억원)보다 350조2184억원(24.6%) 증가했다.
시총 기준 대기업 집단 순위는 1위 삼성그룹, 2위 LG그룹, 3위 SK그룹, 4위 현대그룹까지는 변화가 없었다. 다만, 이차전지 관련주 주가 폭등에 포스코그룹이 6위에서 5위, 에코프로그룹은 15위에서 6위로 각각 올랐다.
특히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을 합친 에코프로그룹 시총은 연초 12조5965억원에서 70조5871억원으로 58조원 가까이(460.4%) 불어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투자가 과열된 양상을 보이는 만큼 후폭풍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소재의 방향성은 분명히 좋지만, 밸류에이션을 떠나버린 상황이라 과학적인 투자를 벗어난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이런 점이 무시되고 있다는 점은 굉장히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