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한가위 명절 연휴 시작을 앞둔 27일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출전한 대한민국 국가 대표단이 '금메달 보름달'을 수놓았다.
23일 개막한 중국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은 메달 레이스 나흘째인 이날 금메달 5개를 추가로 얻어냈다.
24일 5개, 25일 5개, 26일 4개까지 벌써 금메달 19개를 목에 걸어 금메달 50개 이상 수확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이날 금맥은 태권도 중량급 간판 스타 박우혁(삼성에스원)이 가장 먼저 캤다. 박우혁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 문화 전시센터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80㎏급 결승전에서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를 라운드 점수 2-0(8-4 6-5)으로 꺾고 2002년 부산 대회 오선택 이래 21년 만에 한국에 이 종목 금메달을 안겼다.
1라운드 비디오 판독을 통한 머리 공격 득점(3점)으로 승기를 잡은 박우혁은 2라운드에서는 상대 감점을 유도해 마침내 아시아 정상으로 자리매김 했다. 태권도는 남녀 품새 개인전을 석권하고 겨루기에서 금메달 3개를 더해 금메달 5개로 효자 종목 위상을 재차 드높였다.
한국 남녀 검객들은 금빛 피스트를 들어보였다.
이광현(화성시청)·하태규(대전도시공사)·허준(광주시청)·임철우(성북구청)로 이뤄진 남자 플뢰레 대표팀은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단체전에서 홈팀의 중국을 45대 38로 격파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오상욱)·여자 사브르 개인전(윤지수), 여자 에페 개인전(최인정)에 이어 4번째 금메달을 추가한 한국 펜싱계는 이로써 아시안 게임에서 따낸 통산 금메달 수를 50개로 늘렸다.
이어 벌어진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전에서도 최인정(계룡시청)·송세라(부산광역시청)·강영미(광주광역시 서구청)·이혜인(강원도청)으로 이뤄진 대표팀이 홍콩을 상대로 36대 34로 신승해 2002년 부산 대회 이래 21년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송세라를 제압하고 에페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후 국가 대표 은퇴를 선언한 최인정은 2관왕으로 '라스트 댄스'를 멋지게 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수영의 대들보 황선우(강원도청)도 2관왕에 올랐다. 황선우는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진행된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0의 한국 신기록임과 동시에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종전 대회 기록은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에서 작성한 1분44초80으로, 박태환의 뒤를 이은 황선우가 13년 만에 깼다.
이미 계영 8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황선우는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연속 3관왕에 오른 박태환에 이어 역시 13년 만에 한국 선수로는 단일 아시안 게임에서 2관왕을 이룬 선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판잔러(19·중국)는 1분45초28로 2위,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은 1분45초56으로 3위로 기록됐다.
지난 25일 이미 우승이 확정된 요트 대표팀 조원우의 금메달도 비로소 이날이 돼서야 한국 누적 메달 수에 포함됐다. 조원우는 12차례 레이스에서 단 한 번을 빼고 모두 1등을 차지해 금메달 수확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사격에서는 동메달 3개를 한꺼번에 보탰다. 이은서(서산시청)·이계림(담양군청)·배상희(국군체육부대)는 여자 50m 소총 3자세 단체전에서 동메달(1756점), 심은지(화성시청)·양지인(한국체육대학교)·김란아(동해시청)는 여자 25m 권총 단체전에서 동메달(1742점)을 더했다. 양지인은 25m 개인전 결선에서 29점으로 동메달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