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에 얼어붙는 투심...4분기 증시 박스권 장세 고착화 우려
상태바
'3高'에 얼어붙는 투심...4분기 증시 박스권 장세 고착화 우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10.03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금리·고유가·고환율 증시 발목...2400선도 위태
외국인도 연일 '팔자' 행진...추석 이후 증시도 난망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27일 하나은행 딜링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27일 하나은행 딜링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추석 연휴가 마무리 된 가운데 연휴 전꺼자 나흘 연속 하락을 이어갔던 코스피가 2400선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원·달러 환율까지 연고점을 돌파하면서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관망세를 유지하다 연휴 이후 반등할 수 있다는 애초 예상과 달리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에도 국내 증시를 기다리는 환경이 녹록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고금리, 고환율에 고유가 국면까지 더한 ‘3고(高)’ 압박 속에서 희망이 될 수 있는 실적에 대한 기대도 낮아지면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이익을 방어할 가치주와 고배당주가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다만 당기순이익이 하락세를 보이며 배당금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2400선 중반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특히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채 10년물 금리는 4.5%를 돌파했다. 2007년 이래 최고치 수준이다. 미국채 금리 상승세가 지속하며 달러 강세와 연동, 원·달러 환율은 1358.5원까지 올라가며 연고점을 경신한 상태다.  달러 가치가 올라 원달러 환율이 높아질 수록 외국인들에게 한국 증시의 상대 매력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특히 위험도가 높은 신흥국의 주식에서 돈을 빼내 안정적인 현금(달러)을 보유하려 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 역시 지난 3월 8일의 연고점(105.89)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유로화가 달러인덱스에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유로 저항선이 뚫린다면 인덱스도 연고점까지 날아갈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환율은 작년 11월 고점이었던 136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도 달러 가격을 밀어 올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는 최근 급등세를 지속하며 연중 최고치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며 물가상승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상승 동력을 찾기 위해선 코스피 시장의 큰 손인 외국인의 수급이 회복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외국인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 연속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6월부터는 공격적인 매도세로 돌아서며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6월 1조465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7월 1조9937억원, 8월 9378억원을 추가로 팔아치웠다. 9월 들어서도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733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연준의 발언 이후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나오면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200억원대를 팔며 공격적인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추석 이후 증시는 반등세를 보일 수 있지만,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연휴 이후 10월에도 변동성이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 재확대, 고금리 장기화 우려, 독일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 위기가 커지고 있는 유럽, 부진한 중국 경기 등 악재가 겹겹이 쌓이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연말 랠리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장금리와 환율 안정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금리와 환율이 유의미하게 안정되지 않으면 주가 하락 등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연휴 이후 시작되는 3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73곳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이날 기준 42조8853억원으로 3개월 전(44조4191억원)과 1개월 전(43조3362억원) 대비 지속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코스피 이익 추정치는 원화 환산 수출을 고려하면 과대계상(자산의 가치가 부풀려서 회계장부에 기록하는 것)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공급측 요인에 따른 유가 상승은 하반기 기업 마진 하락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 증권가의 코스피 예상밴드는 2400선 전후~2600선 전후에서 형성되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기업이익 하락과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변수에 노출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익 방어력이 강한 가치주를 중심으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날도 유일하게 오른 업종은 음식료품(+0.84%)과 통신업(+0.50%)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치주, 경기방어주의 매력이 부각되면서다. 노동길 연구원은 “10월엔 판가 전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산업재, 소재 중심 가치주 마진 보호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반면 원재료 비중 높은 유틸리티, 비철, 필수소비재는 마진 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 피난처’로 꼽히는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다만,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며 기업 이익 감소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불확실성에도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고배당주는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올해에는 당기순이익 하락으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배당금을 지급할 기업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