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브랜드 인기 등 화장품 수요 증가로 호재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양대산맥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가고 있다.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경제 침체, 고물가, 출혈 경쟁 등 대내외적인 겹악재에 힘을 쓰지 못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두드러지는 실적을 내고 있어 적잖은 시사점을 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코스맥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7.3% 치솟은 460억원을 기록했다. 동기간 매출액은 18.3% 성장한 4793억원, 당기순이익은 414.4% 상승한 274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사상 최대치를 찍으며 수익성과 덩치를 잡는 데에 성공했다. 호조세에 힘입어 지난 8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기본급 150%에 달하는 성과급을 쏟아내기도 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리오프닝 효과로 인한 내수 시장의 호조와 일본향 오더가 국내법인 매출 및 연결 매출을 견인했다”며 “매출 고성장에 의한 레버리지 효과 및 국내법인의 수익성 개선, 미국법인 손실 축소로 이익이 증가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콜마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65.8% 신장한 557억원을 보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 개선된 599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갱신한 수치다. 특히, 국내 사업의 경우 영업이익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 24% 늘어난 347억원, 2544억원을 드러냈다. 한국콜마도 연1회 목표 도달치별로 기본급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주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리오프닝으로 인한 내수 시장 호조와 선크림 등 자외선차단 제품 호실적이 성장을 견인했다”며 “자회사와 해외법인 실적 개선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성장세는 엔데믹 국면으로 화장품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ODM·OEM 기업들은 각종 브랜드를 파트너사로 두고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 구조를 띄고 있는데, 납품량이 많아질수록 수익도 커지게 된다. 이들의 주고객인 국내 중소형사 인디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 덩달아 호재를 누리고 있다.
반면, 대형 화장품 브랜드사들은 궈차오(애국소비) 확산에 의한 C뷰티(차이나 뷰티) 인기 상승 등 핵심 시장인 중국시장 내 영향력 감소로 실적이 악화됐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글로벌 입지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코스맥스는 한국,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오는 2025년 일본 도쿄 외곽 이바라키현 반도시에 공장을 만들겠다는 새 목표를 세웠다. 한국콜마는 한국, 미국, 중국, 캐나다에 4개의 공장을 보유했다. 내년 세종시 인공지능 생산기지 신설과 미국 내 제2공장 건립도 준비 중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현재 일본에서 K뷰티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일본 공장 설립은 국내 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돕고 K뷰티 인기를 이어가는데 도움을 주는 한편,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 유치에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비중국향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와 비중국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들의 실적 아웃퍼폼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OEM 및 ODM 업종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하고, 화장품 최선호주로 코스맥스, 한국콜마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디 브랜드 등 신규 화장품이 계속 쏟아지는 만큼 ODM 기업들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단체 관광 허용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증가는 물론 외국인 방한객이 늘어나면 성장폭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