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전쟁에 항공주 ‘흐림’·정유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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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전쟁에 항공주 ‘흐림’·정유주 ‘맑음’
  • 이채원 기자
  • 승인 2023.10.11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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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상한가 친 한국석유·흥구석유 11일에도 13.5%·24.4%↑
“중동 내 분쟁으로 번질 시 원유가격 변동성 더 커질 수 있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정유주가 뛰고 항공주가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정유주가 뛰고 항공주가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유주가 강세를 보이고 항공주는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주요 산유국인 이란의 하마스 배후 여부에 따라 원유시장의 변동성이 좌우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석유는 전 거래일보다 13.5%(1700원) 오른 1만4290원에 장을 마쳤다. 흥구석유도 24.41%(1970원) 상승한 1만40원에 거래됐다. 이들 종목은 전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에 전일 강세를 보인 중앙에너비스는 0.23% 올랐고 GS(-0.88%)는 소폭 하락했다. 

반면 항공주는 하락했다.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0.24%(50원) 하락한 2만450원에 마감했다. 아시아나항공(0.5%), 진에어(0.72%), 제주항공(0.38%) 등은 소폭 올랐다. 전일 대한항공(-2.61%), 아시아나항공(-0.10%), 진에어(-4.33%), 제주항공(-4.67%), 에어부산(-4.61%), 티웨이항공(-4.02%) 등 항공주는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중동 지역의 전쟁 우려에 유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주는 유가가 오르면 마진이 높아지면서 이익도 늘어난다”며 “항공주는 이스라엘 항공편 취소 영향도 있지만 국내 증시에서는 특히 유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 증가 우려에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1센트(0.47%) 하락한 배럴당 85.97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주말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후 첫 거래일이었던 9일 유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4% 이상 오른 바 있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6%(0.50달러) 내린 배럴당 87.65달러에 마감했다. 전일 11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 대비 4.3%,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4.2% 상승했다.

시장은 이란의 하마스 배후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쟁이 중동국가로 확대될 경우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일 이란 군 관계자들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계획과 조정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하마스 공격을 축하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을 지원하기로 한 미국과 이란이 부딪히면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맞불을 놓을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주요 수송 통로다.

전문가들은 중동 내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290만b/d, 수출량은 120만b/d이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량은 최대 2000만b/d로 세계 공급의 20%를 차지한다”며 “미국 제재 당시 이란의 수출량이 40만b/d 밑으로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간접적으로 영향이 발생할 수 있는데, 원유 생산량 200만b/d 감소 시, 원유 재고는 6000만배럴 줄어들고 국제유가는 100달러/배럴까지 상승 가능할 것이라 추정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유가는 최대 150달러/배럴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동 내 다른 주요국으로 분쟁이 번지지 않는다면 이번 전쟁으로 인한 원유시장의 변동성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내 분쟁은 원유의 공급 불확실성을 자극하면서 국제유가의 상승을 가져오지만 그동안은 중동 내 대부분 크고 작은 분쟁은 결국 해소되면서 국제유가 상승도 단기에 그치고 안정화된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특히 이번 분쟁은,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이란이 직접적으로 개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국이 아니기 때문에, 중동 내 다른 주요국으로의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하마스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이란의 참전은 우려되나 이란 측에서는 명시적으로 배후설에 대해서 부인 중이며, 기타 사우디, 이집트 등 아랍국가들도 참전에 대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분쟁이 확전되지 않는다면 국제유가는 공급차질에 대한 우려로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높은 국면이 이어질 것이나 4분기 평균 83달러 내외 수준으로 하향을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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