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중금리대출 규모 1년 만에 반토막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5달 연속 감소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5달 연속 감소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서민들의 대출문이 굳게 잠겼다.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등 2금융권과 인터넷전문은행들까지 대출을 옥죄면서 중저신용자들은 대출절벽에 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금융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요구하고 나선 이후 전 금융권이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조달금리와 연체율까지 동반 상승한 것도 금융사들이 대출 문을 걸어잠그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고객의 평균 신용점수는 925.13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9점 올랐다. 900점대 초반의 고신용자도 거절당했다는 얘기다. 지난달 5대 은행 개인 신용대출 규모도 107조 3409억원으로 8월보다 1조 762억원 줄었다. 저축은행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중금리대출 규모는 3조 343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조 1317억원)의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출 건수도 33만 9332건에서 22만 2962건으로 급감했다. 올 3분기 중금리대출 규모는 1조 475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2.1% 축소됐다. 저축은행은 신용점수 하위 50%인 중저신용자의 자금 융통을 위한 민간 중금리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있어 이곳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저신용자들은 사채로 몰릴 우려가 크다. ‘마지막 급전 창구’로 통하는 카드사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역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롯데·현대·신한·삼성·비씨·KB국민·우리·하나카드)는 지난달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게 카드론을 해 주지 않았다. 카드론 규모도 8월 35조 8635억원에서 지난달 35조 5951억원으로 3000억원가량 줄었다. 카드론이 막히다 보니 이보다는 금리가 높은 리볼빙 쪽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다. 이들 카드사의 9월 말 기준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7.51%로, 전달(17.46%) 대비 0.05% 포인트 상승했다. '상생금융 확대'를 기치로 출범한 인터넷은행에서도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2월 2조777억원에서 5개월 연속 감소해 지난 7월 기준 1조9655억원까지 줄었다. 토스뱅크도 지난 2021년 12월부터 중·저신용자 대출을 실행한 이후 처음으로 올해 4월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를 줄였다. 토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는 지난 4월 3조1006억원에서 6월 3조668억원으로 두 달 새 338억원 감소했다.시장에서 서민금융 공급의 양대축을 담당하고 있는 저축은행과 인뱅이 신규 취급을 줄이는 이유는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5개 저축은행 중 3개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말 대비 올해 6월 기준 연체율이 상승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지난 7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연체율은 각각 3.83%, 3.6%로 1년 전에 비해 2.09%p, 3.25%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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