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포 외 구리·광명·하남 등 서울 편입 가능성
野 "선거용 포퓰리즘"···수도권 여론 추이 주시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김포를 시작으로 서울 외곽 도시를 편입하는 '메가시티 서울' 정책을 띄웠다. 정치권은 여당이 던진 초강수에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표만 생각한 여당의 포퓰리즘 전략'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수도권 여론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미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공론화한 국민의힘은 구리·과천·광명·하남·성남 등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다른 경기권 도시도 지역민들의 요구가 있다면 함께 편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 주변 도시의 경우, 주민 의사를 존중해 생활권과 행정구역이 일치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같은 날 기자들에게 김포의 서울 편입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나머지 지역은 지역민들이나 지역의 요구가 있을 때 검토할 생각"이라며 '메가 서울' 정책에 대한 당의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내년 총선을 불과 5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나온 여당의 승부수에 정치권은 크게 출렁였다. 광범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이 필요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붙지만, 실제 추진된다면 수도권 표심을 크게 흔들만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편입이 거론되는 대부분 지역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 도시로, 교통망 확충이 주요 현안인 곳들이다. 여당은 이 도시들이 서울로 편입될 경우 광역교통망 문제를 빠르게 해소할 수 있고, 예산 지원도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논리가 받아들여질 경우, 여당은 내년 총선에서 열세 지역으로 평가받던 경기 지역에서 약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실제 수도권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선 총선 전까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오는 2일 김포의 서울 편입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하고, 관련 사안을 다룰 태스크포스(TF)도 출범해 논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선거를 앞두고 정략적 포퓰리즘 정책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전혀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의견 수렴도 제대로 안 됐다"며 "정치권에 이슈를 일단 던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당장 김포 내에서도 서울 편입에 대해 찬반 여론이 나뉠 것"이라며 "김포 편입이 이뤄져도 (다른 지역이 편입을 요구했을 때) '다른 데는 안 된다' 이럴 수 있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메가 서울' 정책이 여당의 총선용 공약이라는 의심을 가지면서도, 수도권 여론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자칫 반대만 하다가 대세를 읽지 못할 경우 총선 우세 지역으로 평가받던 곳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에서 던진 이슈인데 실현 가능성에 대해 저희가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다만 정책 차원에서 대응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