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물가·저성장 딜레마 속 동결 장기화 수순
파월도 "인플레 목표 달성 멀었다"...인하 선긋기
파월도 "인플레 목표 달성 멀었다"...인하 선긋기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더딘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긴축 완화 시점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가계부채는 지속 증가 추세여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30일 올해 마지막 남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전망치를 웃돌고 있지만 국내 경제 저성장,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계속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세와 한은의 최우선 목표인 물가안정 측면을 보면 금리 인상도 선택지에 있긴 하지만, 한국 경제의 저성장과 금융시장 불안을 감안하면 동결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실제로 올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3.8% 올랐다. 이는 한은 물가안정 목표(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소비자물가는 올 7월 2.3%로 둔화됐지만 8월(3.4%), 9월(3.7%), 10월(3.8%) 등 3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고물가도 문제지만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 잠정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75조6000억원으로 6월 말 대비 14조3000억원 늘었다. 이같은 증가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유동성이 확대됐던 2021년 4분기(17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크다. 가계신용은 은행 등 금융사 대출에 카드사용액(판매대출)을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을 말한다. 가계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 1759조1000억원으로 6월 말 대비 11조7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에 상품별로 보면 주담대가 17조3000억원 증가한 1049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써내려갔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는 "먼저 부동산 규제 정책을 다시 타이트하게 조정하고 그래도 가계부채 늘어나는 속도가 잡히지 않으면 그때는 심각하게 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유안타증권 김호정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상반기까지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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