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음주운전 사망 사고 시 최고 무기징역으로 다스리거나 상습 음주운전자에 관한 신상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처벌 수위가 높아 벤치마킹이 필요한 상황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유럽·일본 등 교통 문화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권 여러 국가에서는 음주운전을 명백한 범죄 행위로 분류해 사망사고는 살인죄에 준하는 중형으로 다스리는 법 조항 등이 마련돼 있다.  일본에서는 음주 운전자와 동승자는 물론 이들에게 술을 권한 이들까지 처벌하는 법안이 있다. 동승자는 최대 5년형, 술을 권한 사람은 최대 3년형을 선고할 수 있다. 또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최대 징역 30년형이 가능한 중범죄로 보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에서도 음주운전은 A급 중범죄로 최대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프랑스에선 사고 여부와 무관하게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이상인 경우 운전면허가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즉시 정지되고 혈중알코올농도가 0.12% 이상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대만은 10년 내에 두 번 이상 음주운전이 적발될 경우 상습 음주 운전자로 간주해 이름과 얼굴 사진을 교통국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말레이시아는 음주운전 적발 시 운전자는 즉시 감옥에 수감되고, 기혼자는 같이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배우자까지 감옥에 수감한다. 태국에선 음주 운전자에게 영안실 봉사 100시간을 부과하기도 한다. 한편 해외 여러 교통 선진국들에서 상습 음주운전 방지를 위해 전과자 차량에 음주 측정 후 시동을 걸 수 있게 하거나, 알코올 감지 시 주행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음주시동 잠금장치 설치가 의무화 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기본권 침해 등을 이유로 10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된 채 통과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선 1984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현재 전역에서 시행 중이다. 캐나다에서도 1994년부터 음주운전 통제 대안으로 이용 중이고 프랑스는 2004년 첫 시행 이후 2015년부터 어린이통학버스 등 버스 전체에 시동잠금장치 부착을 의무화 했다. 이외에 스웨덴과 네덜란드 등에서도 시행 중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음주 운전 재범률은 △2018년 51.2% △2019년 43.7% △2020년 45.4% △2021년 44.5% △2022년 42.2%였다. 음주 운전자 10명 중 4명은 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윤창호법이 시행 중이지만, 재산형이 줄어든 대신 자유형의 집행유예가 늘어 솜방망이 처벌이 여전하다"며 "음주운전은 도로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