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 '퓨어 CDMO' 지향
2일 국내 첫 기자간담회 통해 송도 바이오 캠퍼스 소개 및 중장기 전략 발표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미 세계 각국 CDMO기업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롯데바이오가 어떤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3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했다. 착공식 행사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원직 대표이사를 비롯해 유정복 인천시장, 정일영 인천 연수구(을) 국회의원,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등 내빈 300여명이 참석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곳 송도에서 시작되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여정은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인천 송도의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해, 대한민국이 세계 바이오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하는데 이바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영상 축사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롯데그룹의 과감한 투자가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하며, “정부도 지난주 지정한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40년까지 예정된 36조 3천억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착공식에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일 바이오캠퍼스 착공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 3월 착공을 시작한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주요 시설 및 설계 세부 디자인을 소개하고 미국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의 연계 운영 방안,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관련 청사진도 소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4조 6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제조경쟁력을 갖출 예정이다. 송도 바이오 캠퍼스 연면적은 약 6만1191평(20만22852제곱미터) 규모로 각 12만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3개를 건설할 예정이다. 전체 가동 시 생산 역량은 송도 36만리터, 시러큐스 4만리터로 총 40만 리터에 달한다.
강주언 사업기획부문장은 "법인 설립 8개월 만에 시장 진입 후 인수와 신규 건설 두 트랙 전략을 활용해 당사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시장에 어필하고 있는 중"이라며 "송도 바이오 캠퍼스 조성 과정에서 산업 전반에 걸쳐 약 3만7000명의 직간접적 고용 창출 유발 효과와 7조6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12월 미국 뉴욕 동부 시러큐스에 위치한 BMS의 생산공장을 인수하며 COMO 시장에 진입했다.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는 현재 ADC 생산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 향후 북미 최고의 ADC 전문 위탁 생산 서비스 센터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인수를 통해 사업 역량 및 노하우를 확보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엔드 투 엔드' 서비스가 가능한 최신 디자인으로 설계될 것이라 부연했다
이원직 대표이사는 이번 착공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시장 내 K-바이오의 새로운 기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작점이라며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을 갖춘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TOP 10 CDMO로서의 입지를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관련 산업서 후발주자다.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스위스 론자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어떻게 고객사의 관심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대표이사는 이에 대해 “ADC 생산으로 차별화를 둘 것”이라 설명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는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은 기술이다. 약물과 단클론항체를 결합한 물질로, 암세포 등 특정 세포의 표적 단백질이나 수용체에 결합해 미리 부착된 약물을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만든다. 이를 통해 부작용을 줄이고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제약바이오 시장에선 이런 약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부족하다. 상용화 제품 중에선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가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갖고 있으며, 국내외 유명 제약사들은 대부분 ’차세대 엔허투‘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임상에 참여하는 생산제품에 집중, ADC개발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하겠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을 갖춘 미국 시러큐스 캠퍼스의 역량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유형덕 사업증설부문장은 “글로벌 제약사의 GMP 승인 경험을 갖춘 시러큐스 캠퍼스의 우수한 인력 역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큰 강점”이라며 “송도와 시러큐스 양 캠퍼스 인적자원 간의 교차 협업을 통해 송도의 조기 전력화를 목표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송도 바이오 캠퍼스가 조성되면 대규모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송도와 ADC 설비를 갖춘 시러큐스의 지리적 이점 및 시너지를 활용해 고객사의 다양한 니즈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량 품목-대량 생산에 집중하는 일반적인 CDMO기업과는 달리 '퓨어 CDMO' 지향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술 보안이 특히 중요한 제약바이오 업계 특성상, 고객사의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 낮춰 CMO와 CDO에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을 활용하겠단 계획이다.
이외에 바이오 벤처 회사들과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도 조성할 계획이다. 유형덕 부문장은 “바이오 벤처를 대상으로 기술협력 플랫폼 개발 및 시설을 지원할 것”이라며 벤처 기업과의 상생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