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패션·전통시장까지 레트로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일시적 인기를 구가하고 금방 식을 것으로 예상됐던 레트로 트렌드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레트로 트렌드는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는 기성세대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 니즈에 맞아떨어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난 디지털 네이티브인 젠지(Gen Z)세대 사이에서 MP3와 CD플레이어를 찾고, 세기말 복고 패션과 약과, 쑥, 흑임자, 양갱 등 전통적인 디저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젠지세대란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밀레니엄 세대를 이어서 등장한 세대다.
식품업계에서는 ‘할매니얼’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할매니얼은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의 ‘밀레니얼’을 합성한 신조어다. 흑임자·쑥·단호박·순두부 등 부드러운 질감에 자극적이지 않고, 몸에 좋다고 알려진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들이 밀레니얼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월 가수 비비가 발매한 ‘밤양갱’의 인기로 크라운해태제과의 양갱 판매가 폭팔적으로 늘었다. 앨범이 발매된 2월 13일부터 26일까지 약 보름 동안 국내 주요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연양갱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최대 40% 증가했다. 식품업계는 할매니얼 열풍 속 지속적인 레트로한 감성의 메뉴들을 새롭게 출시하고 있다.
패션에도 레트로한 열풍이 다시 인기몰이 중이다. 레트로 패션 브랜드는 30·40대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10·20대에게는 새로움을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는 재유행 중이다. 국내에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를 독점 전개하는 레이어는 지난해 브랜드 매출이 불과 3년 만에 수백 배 급증해 1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을 최근 내놨다.
에스제이 그룹의 캉골은 홍대 플래그십 매장을 리뉴얼하면서 레트로 코어를 내세우기도 했으며, LF가 전개하는 리복과 챔피온 등의 브랜드가 30대에서 50대는 물론 트렌드에 민감한 10대와 20대까지 폭넓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전통시장도 젊은 층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인기 장소로 급부상했다. 백화점, 복합쇼핑몰과는 다른 전통적인 환경에 열광해 일부 전통시장은 SNS 인증샷 명소로 등극했다. 국내 전통시장은 낡은 시설을 개선해 나가고 있으며, 대기업과 상생하는 성공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레트로 열풍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레트로 열풍은 유통업계가 반길 수밖에 없다. 신제품 리스트를 줄일여 장수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기존에 생산했던 제품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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