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최근 중동 지역 정세가 악화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1일 긴급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교민 철수 등 유사 시 대책이 점검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장호진 국가안보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공동 주재로 '중동 상황 관련 안보·경제 합동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는 최근 중동 지역 정세가 안보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이는 전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살해된 사실이 발표됨에 따른 것이다.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을 위해 이란을 방문했다가 거처에서 살해당했다. 이란과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을 시사하는 등 중동 정세가 크게 악화하고 있다. 또 최근 레바논과 시리아 접경지대 골란고원에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로켓이 떨어져 어린이 12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도 이란·레바논에 대한 보복을 천명한 상황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현 상황에 관한 관련 국가 입장과 향후 정세 전망을 분석했다. 또 현지 교민 안전 강구 방안과 함께 유사 시 교민 철수 대책 등을 검토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현재 중동 상황이 원유·가스 수급과 국내외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는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동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외 시장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필요한 조치를 즉각 취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김홍균 외교부 1차관, 김선호 국방부 차관,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왕윤종 안보실 3차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외교부는 국민들에게 중동 여행 자제를 공식적으로 당부했다. 강인선 외교부 제2차관은 전날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레바논 등 여행 경보 3단계인 출국 권고 발령 국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출국을 지속해서 권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당초 외교부 상황 점검 회의는 최근 헤즈볼라의 골란고원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에 전운이 고조된 데 따라 레바논 상황과 우리 국민 보호 대책, 동명부대 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계획됐으나, 하니예의 살해 사건 발발 이후 주이란대사도 참가한 확대회의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