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당 운반비 간극 2개월 넘게 좁혀지지 않아 갈등 심화
구매처 건설업계 우려도 커져…업계 간 갈등 조장 가능성
구매처 건설업계 우려도 커져…업계 간 갈등 조장 가능성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레미콘 업계가 원자재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운반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레미콘 운반비 협상이 2개월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크지 않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믹서트럭 기사들의 행동이 이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주요 레미콘 구매처인 건설업계는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중단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 믹서트럭 기사들은 운반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수도권 믹서트럭 기사들이 요구한 인상액은 8200원이다. 현재 회전당 운반비는 7만7530원으로 11.8% 오르게 된다. 반면, 레미콘 업계는 동결 또는 소폭 인상을 제안하지만, 사실상 양측 간의 간극은 7000원 수준이다.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가운데, 믹서트럭 기사들은 ‘준법운행’을 선언했다. 경기남부 지역 믹서트럭 기사들은 지난 22일 레미콘 제조사들에 공문을 보내 ‘준법운행 결의’ 소식을 알렸다. 내달 9일부터 △차량 운행 중 도로교통법상 신호 체계 및 규정 속도 준수 △상차 후 90~120분 초과 시 예외 없이 건설현장에 보고 후 지시에 따름 △우중 타설 거부 등의 내용이 골자다. 업계는 믹서트럭 기사들이 행동을 준비하는 단계에 돌입했다고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준법운행을 선언한 것은 각 업체들에게 경고하는 행위로 보이고 있으며, 운반 개시 이후 90분 이내에 출하해야 하는 레미콘의 특성을 이용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면서 “업계 입장에서도 여유가 있다면 빠르게 인상을 협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의적인 태업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일부러 운반 시간을 늦춰 굳어버린 레미콘을 전량 폐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건설현장의 몫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부 레미콘업체는 건설사와의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고 우려를 보내고 있다. 다만 ‘준법운행은 당연히 이행해야 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업계도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레미콘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태업이 이뤄질 경우, 공기가 길어지는 등 비용이 커질 것”이라며 “레미콘업계와 시멘트 가격 인하 등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가급적 양 측이 타협점을 찾아 빠른 시일 내에 협의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준법운행 선언은 행동에 나설 명분이 없어 선택한 방법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믹서트럭 기사들은 노동당국을 통해 파업 명분 확보에 나섰지만, 노동조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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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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