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역 만점자 63명…6월 모평 대비 10배 이상 급증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지난 4일 시행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는 국어·수학·영어 영역은 물론 일부 탐구 영역까지 모두 평이하게 출제돼 변별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전체 영역 만점자는 6월 모의평가 때보다 10배 이상 급증했다.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권 N수생이 대거 가세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출제 당국으로선 본 수능에서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5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1일 공개했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통상 만점)은 129점이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떨어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올라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적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120점대면 쉬운 시험 △140점대 중후반대면 어려운 시험으로 통한다.
9월 모의평가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어려웠다던 6월 모의평가(148점)보다 20점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127점) 이후 최저다.
만점자는 지난 6월 당시 83명에서 4478명으로 54배가 됐다.
1∼2등급 구분 점수(등급 컷)는 126점이었다.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이다.
이 역시 까다롭다고 평가받은 6월 모의평가(152점)보다 16점 하락한 것으로 역시 평이한 수준이다. 지난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후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낮았다.
다만 표준점수 최고점을 획득한 수험생은 697명에서 135명으로 줄었다.
이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미적분의 난이도가 쉬워 원점수로 만점을 받아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135점에 불과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종로학원은 수학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인 136점을 받은 수험생은 모두 기하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적분 만점자까지 포함해 표준점수 135점 이상인 수험생은 총 4736명이다.
평가원은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수학 1등급 커트라인은 130점이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10.94%에 달했다.
직전 6월 모의평가에서는 이 비율이 1.47%로 영어 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소였는데 이번에는 크게 확대돼 쉬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1등급 비율로 보면 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15.97%) 이후 가장 높다.
탐구 영역의 경우 1등급 구분점수는 선택과목별로 △사회탐구 64∼68점 △과학탐구 62∼72점에서 형성됐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의 경우 윤리와 사상(72점)이 가장 높았고 △생활과 윤리 △한국지리 △정치와 법(이상 66점)이 가장 낮았다.
특히 한국지리는 1등급 컷이 원점수 기준 50점 만점이다. 1개 틀리면 바로 2등급으로 내려갈 정도로 평이했다는 의미다.
과학탐구에선 지구과학Ⅱ(74점)이 최고·물리학Ⅰ(62점)이 최저다.
물리학Ⅰ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자 비율이 응시자 대비 13.7%로 만점자가 대거 발생해 2등급이 없어질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절대평가인 한국사 영역에서 40점 이상을 받아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12.89%로 집계됐다.
역시 절대평가인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 45점 이상을 받아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베트남어Ⅰ(20%)이 가장 높고 한문Ⅰ(1.64%)이 가장 낮았다.
9월 모의평가 모든 영역 만점자는 총 63명이다. 6월 모의평가 당시 전 영역 만점자(6명)와 견줘 10배 이상 늘었다. 만점자는 재학생 18명·졸업생 등은 45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번 모의평가를 두고 △국어 △수학 △영어는 물론 일부 탐구 영역에서도 변별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내년 의대 증원 탓에 최상위권 N수생이 대거 수능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점수 기준 국어·수학 만점자가 의대 모집정원(4485명)과 비슷하거나 많아 최상위권 변별력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