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 호조 및 트럼프 재선 가능성 상승, 중동 분쟁 등 기인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명 ‘트럼프’발 원화약세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약 한 달전만해도 1300원대 초반에 머물렀던 환율이 최근 들어 1380원대를 넘어 1400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 주간 종가는 1380.01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8일 1377.2원 이후 2개월 반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10월 환율 상승세는 매우 가팔랐다. 지난달 30일 1316.8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22일만에 62.21원이 급등했다. 연방준비제도가 빅컷에 나선다면 미국의 경기 균열 예상에 원달러가 1200원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무참히 깨졌다.
환율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경제’ 호조다. 최근 미국 경기가 탄탄하다는 지표가 속속 발표되면서 짙어진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이 달서 강세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 이하 연준)는 이달 0.50%p 기준 금리를 내렸고, 연내 한 번더 인하를 예고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재선 가능성이 상승 또한 원화 약세 이유로 꼽힌다. 최근 미국의 선거 베팅 사이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60% 안팎까지 오르며 해리스 후보를 크게 앞지르며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의 재집권은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됐다. 상대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와 막대한 국채 발행 등 확장적 재정정책은 미국의 경기 낙관론과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며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의 핵심 정책인 관세와 이민 정책 등이 연준의 통화정책 지연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국의 통화 약세 역시 달러 강세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3번째로 정책 금리를 0.25%p 인하한데 이어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며 금리 인하에 속도가 붙었다. 영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에 내달 영란은행의 인하 전망 또한 커졌다.
엔화도 하락세다. 이달 말 예정된 일본 총선 결과에서 12년만에 자민당이 단독과반에 실패할 수 있다는 예상은 정부가 출범 초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며 엔화 약세로 나타나고 있다. 한달 전만 해도 140엔대였던 달러당 엔화값은 최근 150엔까지 절하됐다.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파병과 중동 분쟁 리스크도 안전자산 강화 심리 강화로 이어지며 원달러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18일 국가정보원은 북한은 1만2000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하고 1차로 1500명의 특수부대를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