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해운업 성수기도 호재…물동량 수요 확대
HMM, 2년 만에 분기 영업익 1조원대 기록 전망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해운업계가 3분기 역대급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지역의 지정학 리스크와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해운업 실적 바로미터인 국제 해운운임지수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 국적선사인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458% 늘어난 1조1818억원으로 추정됐다. HMM이 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분기가 마지막이다.
글로벌 2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도 올해 실적 전망치를 상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머스크는 올해 기본 영업이익(EBITDA)이 110억~115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종전 예상치는 90억~110억 달러였다.
업계에서는 3분기 해운사의 역대급 영업이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흐름이 3분기 대부분 3000선 밑으로 내려오지 않을 정도의 고공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해운사의 손익분기점은 SCFI 1000 수준이다. 앞서 HMM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25% 증가한 1조514억원을 기록했을 때의 SCFI가 평균 2300대 수준이었다. 당시 HMM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무려 21.1%였다.
이런 상황에서 올 3분기 SCFI가 3000대 이상을 유지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7~8월 SCFI는 줄곧 3000 이상을 찍었다. 3분기 마지막 달인 9월에도 SCFI는 2400~2500 수준을 유지하며 올 상반기 평균치를 상회했다.
SCFI의 고공행진은 중동지역 정세불안에서 비롯됐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중동의 지정학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오랜 숙적이었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마저 홍해에서 합동 군사 훈련에 나설 계획이다.
중동 정세불안은 해운운임료 상승을 부추긴다. 해운사들은 수에즈-홍해 경로가 봉쇄되면서 희망봉 경로로 우회하고 있다. 이렇게 최단경로가 아닌 우회한 경로로 이동하게 되면 해운사의 선박은 귀해진다. 동일한 목적지를 오래 걸려 이동하기 때문에 사용가능한 선박 편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선박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는 해운운임료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3분기가 해운사의 성수기라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4분기에 예고된 대대적 소비 이벤트를 맞아 3분기 물동량은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 미국, 중국, 영국 등 전 세계 주요국들의 금리인하가 본격화돼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해운업계로서는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