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3분기 실적 직격탄
배터리, 美 IRA 보조금 받으려면 中 의존도 탈피해야
배터리, 美 IRA 보조금 받으려면 中 의존도 탈피해야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국내 철강, 석유화학, 배터리 기업들이 경기침체, 중국의 저가공세 등의 영향으로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중국의 잇단 부양책으로 기대감이 생기고 있으나 우려도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위해선 글로벌 최대 철강 수요처인 중국 시장 반등이 선행돼야 한다. 중국 업체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자국 내 철강 수요가 줄자 해외 수출에 나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철강 순수출은 약 341억 달러에 달해 전고점인 2014년 343억달러에 근접했다. 중국의 밀어내기식 수출로 타격을 입은 곳은 국내 철강 업체들이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873만톤으로 전년보다 29.2%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수입 물량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문제는 값싼 저가의 중국산 후판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의 철강 수출은 지난해보다 15.1%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수출 단가는 19.4% 하락했다. 철강사들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자 단체 행동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중국산 저가 후판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를 제기한 데 이어 열연과 형강 등에서도 소를 제기할 방침이다. 포스코도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석화업체들의 3분기 실적에서도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이 겹쳐 석화 산업은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빅4' 업체의 공장 가동률은 이익 마지노선으로 통하는 평균 70∼80%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에선 중국의 투자와 글로벌 수요 약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 정부와의 협업을 통한 산업 구조조정이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는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공고히 하고 있어서다. 미국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보조금으로 대규모 현지 투자에 나섰는데, 2027년부터 중국에서 조달한 핵심광물을 배터리에 사용한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국내 소재 업체들은 중국산 배터리 광물 의존도가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과 산화리튬 전체 수입액(36억8000만달러) 가운데 중국 수입액은 87.9%에 달했다. 전년보다 4.1%포인트 늘었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며 "배터리 소재 자립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