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파우치' 논란 박장범…野 '김건희 라인' 의혹 제기
자료 제출거부에…민주당 최민희 "김건희 라인에 전화해보라"
KBS 내부서도 공개 비판…與, "북한식 인민재판" 朴 엄호
자료 제출거부에…민주당 최민희 "김건희 라인에 전화해보라"
KBS 내부서도 공개 비판…與, "북한식 인민재판" 朴 엄호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그냥 김건희 라인에 (자료를 내도되는지) 전화해 보라" (최민희 민주당 의원)
"모든 사람들이 사장 후보가 된 것은 김건희 여사 라인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세 번째 인사청문회가 20일 개최됐다. 통상 하루 만에 끝나는 KBS 사장 인사청문회가 지난 18일, 19일에 이어 이날까지 사상 초유로 세 차례나 열린 것이다.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명품백을 '조그만 파우치'로 표현한 박 후보자 임명이 현 정권의 방송장악 핵심이라 여긴 야권이 소위 박 후보를 겨냥해 '김건희 여사 낙하산' 의혹을 집중 규명하는 차원이다. KBS 내부에서도 박 후보자를 거부하는 공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KBS 보도가 친정권이니까 김건희 여사 눈치 보고 명태균 게이트를 축소해서 보도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올 초 (대통령) 대담에서 드러났듯 여기에 후보자도 상당히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 방송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명품백을 두고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에서 만든 쪼만한(조그마한) 백"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두고 언론인 출신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파우치 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후보자를 보며 씁쓸하기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박 후보자는 대통령 대담 방송과 관련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와 대통령실이 대담을 두고 실무적으로 주고받은 자료를 요청했으나, 박 후보는 제출 거부를 고수하고 있다. 한 의원은 "파우치 발언 등 대통령한테 판을 깔아주는 대담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밝힐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의원도 나섰다. 최 의원은 "(KBS가) 실무적으로 용산(대통령실)과 협의를 했다는 얘기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최 의원은 "후보자가 이런 자료를 안 내면 (KBS가 주도했다더니) 거꾸로 김건희 라인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파우치'도 김건희씨가 직접 만들어줬다는 의심이 생길 일"이라며 "그냥 김건희 라인에 (자료를 내도되는지) 전화해 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의 '파우치' 발언은 KBS 내부에서도 공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끄러움 모르는 파우치 박장범 사퇴만이 KBS를 위하는 길이다'라는 제목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성명서를 소개했다. 노조는 "'파우치 박장범'은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김건희 여사를 정치 공작 희생자라 포장해놓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비난했다. 황 의원은 "박 후보자가 소속된 보도본부 495명의 필드기자가 절대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사상 초유의 세 번째 KBS 사장 인사청문회를 문제 삼으며 박 후보자를 엄호했다. 최형두 의원은 "과방위의 정말 큰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고, 박정훈 의원은 "북한식 인민 재판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김건희 라인' 의혹과 관련해 박 후보자는 김 여사와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소통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여야는 오는 25일 KBS 사장 추천 과정의 불법성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하기로 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