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취임 2개월차를 맞은 김경환 한국주택금융공사(HF) 사장의 두 어깨가 무겁다.
부채비율 증가와 악화된 재정 상황 속에서 부동산 정책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대위변제액 회수 등 재무건전성 회복과 서민 주거 안정을 이끌어낼 소방수로 기대되고 있다.
김 사장은 1957년 서울 출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취득한 부동산 정책 전문가다. 국토연구원 원장과 국토부 1차관을 역임하며 부동산 정책 수립에 기여했으며 윤석열 캠프에서 경제정책 자문으로 부동산 공약을 설계했다.
현재 HF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건수는 지난 2020년 1597건에서 2023년 3만5567건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위변제액도 2022년 61억원에서 2023년 840억원으로 급증했다.
부채비율도 상승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알리오)에 따르면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부채비율은 2019년 5.71%에서 지난 2023년 10.18%로 증가했고 고유사업 부채비율도 203.72%에서 647.6%로 3배 이상 상승했다.
김 사장은 지난 10월 국감에서 HF공사의 부채 비율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이헌승 의원의 지적에 대해 "공사의 주요 임무는 장기 고정금리 대출 공급 확대"라고 설명하며 "주택저당증권(MBS)과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면 부채와 기초자산이 함께 증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 커버드본드 발행을 늘리면서 부채가 증가한 부분을 언급하며 필요시 기재부와 논의해 재무 개선에 나설 뜻을 밝혔다.
HF는 지난 202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2021년 우수(A) 등급을 받았으나 2년째 C등급에 머물고 있고, 전세사기 대위변제 및 고금리 후유증으로 당분간 부동산 관련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HF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양호한 관리로 손실을 최소화 해온 데다, 부동산정책 이론과 실무 다경험자인 김 사장이 합류하면서 흑자 유지도 노려볼만 하다는 것.
HF 측은 지난 2023년 유동화사업 고유사업의 당기순이익은 455억원(연결기준)이며 기금 계정의 당기순이익은 7191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이 증대 속에서도 정부 정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것.
HF 관계자는 "공사는 지난해 고유사업 및 기금계정 모두에서 순이익을 실현했고, 올해도 재무건전성을 양호하게 유지하며 동시에 서민주거안정 지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HF는 서민 주거 안정 정책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김 사장 취임 직전인 지난 9월 전세사기 피해자가 주거용 오피스텔을 담보로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최근 개정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에 따른 변화로 피해자는 9억원 이하 주택 및 오피스텔을 담보로 최대 4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금리는 2.95%~3.25%로 일반 보금자리론(3.95%(10년)~4.25%(50년))보다 낮다.
이뿐 아니라 지난 7월엔 부동산 PF 사업장에 건축공사비 플러스 PF보증 상품을 출시했다. 주요 내용은 △대출한도 90% 확대 △자금지원 시기 준공 시까지 연장 △건축공사비 지원 포함이다. 오는 2025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