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안종열 기자 | 글로벌 대표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내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정명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양사의 키워드는 ‘슬림’이다. 양사는 길어진 교체 주기 등으로 정체에 빠져있는 스마트폰 시장 돌파구로 라인업 다변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일반 △플러스 △울트라 등 3개 모델들로 구성된 갤럭시S25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언팩의 가장 큰 특징은 ‘슬림’ 모델의 부활이다. 해외 IT전문매체 스마트프릭스는 최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회의 단말기식별번호 데이터베이스에서 ‘갤럭시S25 슬림’ 모델로 추정되는 새로운 기기정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일련번호는 ‘SW-S937U’다. 일반형(SM-S931), 플러스(SM-S936), 울트라(SM-S938) 등과는 다른 일련번호로 업계는 해당 제품이 새로운 기종일 것으로 추정했다.
스마트프릭스는 “일반적으로 삼성은 신규 모델 출시 약 6~7개월 전부터 내부 테스트 진행을 위해 스마트폰을 GSMA DB에 등록해온 만큼 이번에 등록된 모델은 내년 4월~5월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출시가 늦어지는 이유로는 카니발라이제이션 방지와 슬림 모델의 수요 확인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의 슬림 모델 출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3월 '갤럭시S5(8.1mm)'를 출시한 뒤 몇 개월 뒤 갤럭시알파(6.7mm)도 선보인 바 있다.
경쟁사인 애플도 ‘얇은 아이폰’ 출격 준비에 나섰다. 폰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하반기 공개될 아이폰17 시리즈에서 플러스 모델 대신 ‘에어’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모델은 ‘맥북 에어’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아이폰17 에어의 두께를 6mm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두께가 6mm가 맞다면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이 된다. 현재까지 가장 얇은 아이폰은 아이폰6(6.9mm)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잇따라 ‘라인업 다변화’ 카드를 만지작 되는 것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정체에 기인한다. 실제로 △업그레이드 주기의 장기화 △시장의 포화 △중고폰 거래 급증 등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기에 빠졌다. 올해를 기점으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수준으로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다양한 모델의 스마트폰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기기 교체 수요를 끌어올리고 새로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것이 양사의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사이즈 확대나 카메라 모듈 업그레이드 등 스마트폰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매년 이어지던 과거에는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짧았으나 최근 혁신 부재로 교체 수요가 큰 폭 감소하는 추세”라며 “향후 슬림 등 다양한 폼팩터를 가진 스마트폰이 출시되며 교체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