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정관계, 애정공세 과학자 연구 매진 방해"
황우석 스캔들에 대해 국내 과학자들은 황 교수의 업적이 윤리 논란에 휘말려 희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이하 과학기술인연합)은 지난 28일 "최근의 윤리적 논란과 관련해 지난 5월 발표한 논평(황우석-문신용 교수팀 업적 축하)을 취소하자는 내부 의견도 있었으나 과학적 업적에 대한 당시의 평가가 뒤늦게 터진 윤리 논란에 의해 취소되어야 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이어 과학기술인연합은 "언론과 대중의 지나친 관심과 장미빛 기대에도 불구하고, 황우석 교수가 그 동안 이루어 낸 과학적 발전은 순수 및 기초과학의 체력이 허약한 우리나라에서 단연 돋보이는 세계적 업적이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먼저, 연구에 정진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내어야 하는 상황에서 최근의 전국가적, 심지어 세계적 논란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과학기술인연합은 "하지만, 이 사태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황우석 교수에게 있음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것을 위한 경쟁에는 국경이 없으며 과학기술이야말로 세계적 표준(global standard)이 통용되는 분야이다"면서 "온 국민을 들뜨게 만든 황우석 교수의 쾌거도 science지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가 주목한 업적이라는 평가 덕분이었다. 물론, 과학기술의 발전경로와 연구환경은 국가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황우석 교수 연구팀이 구미 선진국에 비해 쉽게 다량의 난자를 구하고, 국민적 지지 속에 현행법과 정부 정책에 반하지 않고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후발추격국으로서 우리나라의 국가혁신체계가 갖는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그러나, 발전경로와 연구환경이 국가간에다를 수 있다고 해 연구활동과 경쟁의 규칙, 과학기술과 사회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과의 상호관계, 인류의 복리 증진을 위한 과학기술이라는 불문율까지 다른 것은 아니다"면서 "이는 전세계 과학기술인의 마음과 정신 속에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며, 언론에 회자되는 '헬싱키 선언'과 같이 굳이 성문화되어 있어야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과학기술인연합은 또한 "연구 성과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에 발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연구활동의 과정과 수단, 그리고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논점에 있어서도 전세계 연구자들의 공감대와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과학기술 선진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필수적이며, 하물며 생명윤리와 관련한 수많은 논란이 존재하고 일부 선진국에서는 연구 자체를 금기시하는 인간배아를 이용한 연구를 수행할 때에는 더더욱 일말의 티끌도 없도록 했어야 한다. 아니, 일부러 노력해 윤리적 하자가 없는 연구 수행을 한다기보다, 세계 일등의 연구팀으로서 누가 지적하지 않아도 당연히 체화 되어 있었어야 하는 '기본'인 것이다"고 강조했다.이어 과학기술인연합은 "이번 황우석 교수와 난자 관련 사태의 본질은 서구 윤리와 동양 윤리의 충돌도 아니고, 미국과 한국의 줄기세포 헤게모니 싸움도 아니고, 종교적 믿음의 문제도, 연구원 착취의 문제도 아니다"고 전제하고, "바로 현대화, 선진화되지 못한 채 걸음마만 떼고 바로 달려나가려는 우리나라 연구현장과 연구문화의 문제가 사태의 본질이다. 이에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은 이번 사태로 인한 논란이 길지 않기를 바라되, 이를 계기로 연구현장, 연구문화의 선진화의 기틀을 잡아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또한 "이번 사태의 핵심적인 몇 가지 쟁점에 대해 현장 과학기술인들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덧 붙였다.과학가술인연합측은 황우석 교수팀이 밝혀야할 입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첫째, 황우석 교수의 거짓말에 대한 것이다. 과학자는 자신의 연구와 관련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 그것이 연구 과정이나 관련된 주변 상황에 대한 것일지라도 용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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