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로 전년에 이어 채산성 악화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올해도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는 늘었지만, 정작 수출 기업들이 손에 쥘 수 있는 원화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5일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액(원화 기준)은 373조94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79조5537억원)보다 1.5% 감소했다.
이는 국제수지에 반영된 상품 수출액(달러 기준)을 원화 단위로 계산해 산출한 것이다.특히 상품(재화) 수출액만 보면 같은 기간에 340조1411억원에서 332조4334억원으로 2.3%나 줄었다.원화 환산 수출액의 감소에는 무엇보다 원화 강세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제수지에 반영된 상품 수출액(달러 기준)은 3120억7000만 달러로 3.7% 증가했다.그러나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올해 상반기 평균 환율(기준 환율)이 1달러당 1049.85원으로 지난해 동기(1103.27원)보다 4.8%(53.42원)나 떨어지면서 원화로 환산한 수출액이 줄게 되는 것이다.
결국, 지난해 상반기와 똑같이 1억 달러어치를 수출한 기업이라면 손에 쥘 수 있는 원화가 올해는 53억원 가량 준 셈이다.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수출기업들이 같은 물량을 수출하면 매출은 줄게 된다”고 말했다.원화로 환산한 수출액의 감소는 비교 가능한 2000년 이후 통계로는 지난해 처음 발생했고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새 기준에 맞춘 국민소득 통계는 현재 2000년까지만 소급 산출돼 있다.옛 기준에서도 1970년부터 2012년까지 88올림픽 직후인 1989년과 외환위기 때인 1999년 등 4번에 불과할 만큼 이례적인 사례다.새 기준은 가공무역이나 중계무역 등 글로벌 생산 활동의 경우 종전 국경 통과가 아니라 소유권 이전을 거래 발생 시점으로 적용하는 만큼 옛 기준 통계와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한편, 올해 상반기 재화와 서비스의 수입액(원화 기준)도 338조611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50조4854억원)보다 3.4% 줄었다.상품(재화) 수입액만 보면 282조4636억원으로 4.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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