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정미 기자]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광고카피로 유명한 다국적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31(BS31).  그런데 이 BS31의 아이스크림에 무슨 성분이 들어있는지를 보기 위해서는 특정 매장을 골라서(?) 방문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7일 유명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에 대한 식품성분 정보 표시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제기한 것에 대해 BS31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1월 1일부로 전 매장 식품 영양표시 알레르기 성분 표시가 완료되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해명자료에서 BS31 측은 "2010년부터 가맹점수가 100개 이상인 경우 영양성분표시 의무화에 맞게 시행된 것"이라며, 또한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업체 대부분은 해외 홈페이지에 식품 정보를 표시하고 있지만 국내 홈페이지에는 중요 정보들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 1월 1일부로 매장 내 표시 의무화와 동시에 홈페이지에도 완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BS31 측은 "매장 내 영양성분 표시는 영양성분 IC 네임텍 세트, IC컵 진열대, 신년케이크 네임텍 세트 및 디저트 뎅글러에서 필수로 진행되고 있다"며, "또한 음료 및 디저트 열량 정보표시 리스트도 매장 내 비치하여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일일보>의 취재 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 본지가 지난 8일 BS31의 한 지점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판매 직원들은 성분표시 시행 자체를 알지 못했고 본사에서 그런 지시를 받은 적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S31 측 관계자는 이날 <매일일보>과의 인터뷰에서 “전국에서 일괄적으로 시행되고 있지 않고, 구역별로 시행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가, 성분표시를 시행하고 있는 지점의 위치를 되묻자 베스킨라비스는 인터뷰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성분표시가 현재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번복했다.

성분표시 ‘육안 확인’ 가능한 매장은 따로 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취재진이 언급한  지점도 이미 시행중이라고 주장하면서, 성분표시는 아이스크림 진열대 안 쪽, 아이스크림 이름이 적혀 있는 팻말 밑 부분에 명시되어 있으며 또한 컵이나 음료 디저트 부분에도 적혀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확인 취재에 들어간 결과 이는 소비자들이 육안으로 쉽게 확인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작은 글씨였다. 이에 대해 베스킨라빈스측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매장들은 따로 있다며 여의도 인근 매장 명단을 전달했다. 

이 명단에서 베스킨라빈스가 언급한 매장은 단 3곳으로, 동작구 2개, 관악구 1개 지점이었다. 하지만 전국 500여개, 여의도가 소재한 영등포구 6개, 회사측에서 전달한 동작구와 관악구에만 각각 9개, 8개의 가맹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배스킨라빈스31, 나뚜루, 콜드스톤크리머리, 하겐다즈 등 4개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판매점을 조사한 결과 중요 식품정보 표시가 부실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에는 원재료와 영양성분에 대한 표기가 돼 있지 않았으며 알레르기 유발성분도 표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소비자원 관계자는 "법 상 중요정보 표시의무가 있는 일반 아이스크림과 달리 프랜차이즈 판매점은 휴게음식점으로 분류돼 (표시의무가)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4개사 모두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 홈페이지에는 식품 정보를 표시하면서도 국내 홈페이지에서는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이밖에도 소비자원은 업체들이 천연색소만 사용한다고 홈페이지에 기재하고 있으나 조사했던 4개사의 아이스크림 20종 가운데 콜드스톤의 제품 1종에서 '적색40호'가 검출됐다고 전했다. 타르계 색소인 적색40호는 국내 법규상 사용가능한 합성착색료지만 어린이에게 과잉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어 영국 등에서는 사용금지를 권한 물질이다.다만 대부분의 제품에서 타르색소, 안식향산, 소르빈산, 데히드로초산, 파라옥시안식향산 등이 검출되지 않거나 미미한 극소량만 검출, 비교적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중요정보 자발적 표시를 권고했고 4개 업체 모두 알레르기 유발성분 등을 적시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