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엘리베이터 타고 비상 탈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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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엘리베이터 타고 비상 탈출하나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5.03.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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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만년 적자' 현대상선 개선이 관건
▲ 현정은(오른쪽)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2회 상공의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여받은 뒤 이완구 국무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자 자구안을 실행 중인 현대그룹의 재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매출 1조3056억원, 영업이익 1338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5%, 35.6%나 증가한 것. 당기순이익도 흑자 전환하면서 50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8년 연속 국내 시장 1위를 지키며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했다”며 “지속적으로 원가 절감 등 수익성 개선을 이뤄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특히 현대엘리베이터는 초고층 건물의 증가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인 초고속 엘리베이터 역량을 강화하고 브라질 공장 준공, 베트남 신규 법인 설립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실제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011년 영업이익이 267억원에 불과했으나, 2012년 493억원, 2013년 986억원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이 같은 추세에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도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 대한 역량 강화를 중점으로 매출 1조3322억원, 영업이익 1450억원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현대엘리베이터의 꾸준한 성장은 현대그룹의 재건에 강력한 힘을 싣고 있다.현대그룹은 지난 2013년 12월 유동성 문제에 직면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특히 사업부문을 대거 매각하면서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의 절반 이상의 자금을 확보, 1년여 만에 초과 달성에 성공했다.
현대로지스틱스를 기업공개(IPO)에서 매각으로 선회해 6000억원을 확보했으며, 현대상선의 LNG운송부문을 매각해 97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부산신항만 투자자 교체, 해외터미널 유동화 등도 진행했다.이 외에도 현대그룹은 현대오일뱅크·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 지분 매각, 컨테이너 매각 등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의 자기자본 확충 등 다양한 자구안을 실행했다.현대증권 등 금융 계열사도 매각 절차를 진행 중에 있어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은 반얀트리호텔 매각과 해외터미널 유동화 작업의 마무리만 남겨둔 상태다.이처럼 현대그룹이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이 주력 계열사로 그룹 경영의 향방을 쥐고 있기 때문에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의 선전이 무엇보다도 필요할 때라는 평가다.문제는 현대상선의 적자행진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최근 4년간 꾸준히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는 한편, 현대상선은 적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현대상선의 영업손실이 2011년 3574억원, 2012년 5096억원, 2013년 362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에도 234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18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손실 폭을 줄이고는 있으나 현대그룹을 대표하는 주력 계열사로서는 아쉽다는 평가다.실적 악화에 따라 현대상선의 주가도 하락해 현대상선과 파생상품 계약을 맺은 현대엘리베이터도 지속적인 손실을 입은 바 있다. 결국 주주 및 채권단의 강력한 요구로 인해 파생상품 계약을 해지하면서 이로 인한 손실이 줄자 현대엘리베이터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게 된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현대상선이 240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도 절반가량 지원하는 등의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일각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현대그룹이 자구안을 1년여 만에 성공적으로 이행하면서 그룹이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중대한 기로에 있다”면서 “그룹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현대상선의 실적 개선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한편, 현대상선은 올해 컨테이너 부문에서 글로벌 영업망을 확대하고 벌크 부문에서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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