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 반등 기대감 커져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경제를 위협하던 대외 불확실성들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채권단과 각을 세우던 그리스는 결국 강도 높은 긴축을 택하면서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중국 증시 불안도 중국 정부의 연이은 대규모 부양책으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예정된 미국 금리인상 이슈는 시장의 예상 수준에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외 변수가 잠잠해지면서 정부의 11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이 하반기 경기 반등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20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19일 독일 의회에서 승인이 나면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이 9부 능선을 넘었다.독일 하원은 지난 19일 그리스의 연금지금 축소와 부가가치세 인상 등을 포함한 고강도 긴축정책안 제시에 향후 3년간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유로존 정상회의 합의안을 찬성 가결했다.이에 그리스는 이날부터 은행영업을 재개했다. 지난달 29일 영업이 정지된지 3주만이다.중국 증시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과 양호한 경기 지표로 급락세를 멈추고 안정을 찾고 있다.중국 정부는 지난달 12일 이후부터 시작된 증시 급락세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 자금을 시장에 대거 풀고 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17개 국영 은행이 증시 부양을 위해 최근 1조3000억 위안(약 239조7720억원)의 자금을 중국증권금융공사(CSF)에 대출 형식으로 제공했다고 중국 현지언론의 보도를 전했다.2011년 출범한 CSF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산하기관으로 증시 투자자금 대출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하자 CSF는 주식시장에 지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한 전달자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같은 부양책에 상해종합지수는 지난주 2.1% 상승 마감했다. 프랑소와 패랑 BNP파리바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금융 시스템의 유동성 경색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지난주 나온 경제지표 역시 양호했다.중국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7% 상승해 시장 전망치인 6%대 후반보다 높았다. 주택가격 역시 두 달 연속 회복세를 기록하면서 부동산 버블 우려를 불식시켰다.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주택가격은 전월보다 0.16% 상승했다. 이는 지난 5월의 상승률 0.06%를 웃도는 것이다.정부의 지속적인 부양 노력과 상반기 증시 호황으로 주택 시장이 반등 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중국의 6월 주택 가격은 전년대비로는 5.4% 하락해 전월의 6.0% 하락보다 개선됐다. 중국의 주택가격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전년대비 하락한 이후 하락 추세를 이어와 버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지난 주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입장 역시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9월부터 금리 정상화 전망과 비슷한 수준이다.한국경제를 옥죄던 대외불확실성이 약해지면서 추경을 중심으로 정부 부양책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하반기 경기회복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추경 편성 규모와 지원내용과 관련해 단기적인 성장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추경 규모는 경기 재침체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하다고 보인다”며 “정부가 밝힌 정도로 올해 0.3%포인트 정도 성장률 상승효과는 있을 것 같지만 경기 회복세를 강화해서 기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상당한 규모로 추경이 편성돼 메르스 사태에 따른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규모로 보인다”며 “(다만)추경 사용처가 단기효과에 집중되기 때문에 내년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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